또다시 목숨을 잃기 전에
파이낸셜뉴스
2025.06.29 19:06
수정 : 2025.06.29 19:06기사원문
"동생이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가 무참히 당했습니다. 최고의 형을 내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지난 24일 서울북부지법의 한 재판정. 공판이 진행되기 전부터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피해자 유족의 울음소리였다. 피고인석에는 황색 수용복을 입은 한 남성이 표정 없이 앉아 있었다. 김성진이었다. 그는 지난 4월 22일 강북구 미아역 인근 한 마트에서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렀다. 1명을 살해하고, 1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한국만 이상동기범죄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일본은 1990년대 전후로 저성장 경로를 걸으며 '도리마(길거리 악마) 범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 법무성은 도리마 범죄의 범행 동기로 사회적 고립과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처지 비관 등을 꼽았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외로운 늑대가 미국을 위협하는 최대 위험요소"라고 규정했다. 외로운 늑대란 고립된 상태에서 분노를 키우다 반사회적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다.
일본과 미국 역시 이상동기범죄와 싸워왔으나, 마침표를 찍지는 못했다. 고도 경제성장 이후 나타난 경기침체, 취업난, 주관적 빈곤의식 역시 여전하다. 사회적 고립과 경제적 어려움이 이상동기범죄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채 역경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낙오되는 이들이 재기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미루어 짐작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일본과 미국의 어려움은 한국의 몫이 됐다. 이상동기바카라사이트 뱃무브로 인한 공포가 만연해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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