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시청각바카라사이트 기가'

파이낸셜뉴스 2025.05.19 18:08 수정 : 2025.05.19 18:08기사원문

사람들은 대체로 장애를 '시각장애' '청각장애' '지체장애' 등 단일 범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시각과 청각이라는 두 가지 주요 감각기관에 모두 장애가 있는 복합장애인 '시청각장애인'의 존재와 그들이 직면한 고충은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간과돼 왔다.

지난 2020년 6월 기준 우리나라의 시청각바카라사이트 기가은 9249명으로, 전체 등록바카라사이트 기가의 0.35%에 불과하다.

그들은 소수이기에 복지정책에서 주목받지 못했지만, 그들이 겪는 일상적 어려움은 단일 바카라사이트 기가보다 훨씬 복합적이고 심각하다. 우리가 대화를 나눌 때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말하기, 듣기, 보기라는 기본적 의사소통 수단 모두에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전맹이면서 한쪽 귀를 못 듣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는 단순히 한쪽 귀만 못 듣는 경우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어려움을 가져온다. 시각이 없는 상태에서는 청각을 통해 주변 환경을 파악하고 방향을 인지한다. 하지만 청력마저 부분적으로 손상되면 보행 시 방향을 잡기도 어렵고 일상생활의 기본적인 활동조차 큰 도전이 된다. 현행 제도에서는 청각장애 판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시각바카라사이트 기가'으로만 등록돼 필요한 지원을 온전히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두 가지 장애가 있다고 하면 선천적으로 발생했을 것이라는 오해를 한다. 하지만 시청각장애의 발생 원인과 시기는 다양하다. 조사에 따르면 시각장애와 청각장애 모두 선천적인 경우는 11.1%에 불과하다. 후천적인 경우가 53.3%를 차지한다. 연령대별로는 30~50대(43.4%)와 1~19세(24.7%)에서 발생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60세 이상인 경우 16.2%, 20대에 발생한 경우는 9.9%이다. 후천적으로 사고나 질병으로 바카라사이트 기가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즉 장애가 나와 먼 얘기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시청각바카라사이트 기가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의사소통이다. 약 40.6%가 다른 사람에게 의사를 전달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된 표현방법은 음성언어(73.1%)나 수어·지문자(19.4%)이지만 실제로 수어통역사를 이용하는 비율은 23.2%, 점자정보단말기 이용률은 8.5%에 그치고 있다.

장애 정도가 심한 시청각바카라사이트 기가을 위한 활동 지원은 단순 보조를 넘어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한다. 따라서 이에 맞는 차등적 지원과 보상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지난 2019년 10월 '바카라사이트 기가복지법' 개정을 통해 시청각바카라사이트 기가에 대한 법적 정의가 마련된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첫걸음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지원체계 구축은 여전히 요원하다. 시청각바카라사이트 기가에게 필요한 지원은 보조기기 구입에 대한 정부지원 확대(48.4%), 점자·수어 등 의사소통이 가능한 활동지원사 확대(15.3%), 개인별 맞춤형 의사소통 교육(12.8%) 등이다.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지원은 단순한 물리적 활동 보조를 넘어 의사소통, 정보 획득, 사회 참여를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시청각장애 지원 활동지원사'와 같은 전문인력 양성과 서비스 확대를 위한 기반 연구가 시급하다. 이들은 기존의 활동지원사와 달리 시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을 돕고 정보 접근성을 높이며 사회 참여를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바카라사이트 기가 등급제 폐지 이후의 새로운 과제도 간과할 수 없다. 활동지원사 지원체계가 장애 정도에 따른 차등 없이 균등하게 설계된다면, 돌봄 난도가 높은 중증 시청각바카라사이트 기가을 지원하려는 활동지원사를 찾기 어려워질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아는 만큼 보인다'고 말한다. 이제는 그동안 우리 사회의 시선 밖에 있었던 시청각장애인을 향해 관심의 눈길을 돌려야 할 때다.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필요에 부응하는 실질적 지원체계를 마련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포용적 복지국가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pompo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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