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당면할 우주의 미래 현안을 다룰 우주포럼을 조직하면서 '우주경제(Space Economy)'란 개념이 국제사회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2007년 세계 우주경제의 지표를 통계화한 '우주경제 한눈에 보기'란 보고서를 발간하였고, 이후 전 세계 우주경제 현황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초기에는 생산품과 부가가치로 분류해오던 우주경제를 2012년부터는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이란 개념을 도입하여 이제는 다소 친숙한 용어로 자리매김하였다. 우주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생산품을 '업스트림', 우주에서 생산된 데이터를 활용하여 파생된 제반 서비스를 '다운스트림'으로 정의한다.
최근 들어 세분화된 우주경제의 개념으로 '우주속 경제(In-Space Economy)'란 개념이 등장하였다.
한편 지난 10월 말 우주산업과 관계가 다소 먼 것으로 인식되었던 서울시로부터 반가운 소식이 발표되었다. 서울시가 뉴스페이스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 기반 '도시형 우주경제'를 육성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30년 동안 대한민국 정부가 주도한 우주개발은 위성과 발사체 개발에 예산과 인력이 집중되어 왔다. 또한 우주경제 활성화를 표방하며 지난 정부에서 지정한 우주산업 삼각 클러스터 사업도 업스트림 위주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래 우주경제의 비중이 훨씬 높은 다운스트림 분야를 고려하지 않아 미래에 대비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어 온 것이 사실이다. 2023년 기준 900조원대 이상을 형성하고 있는 세계 우주경제의 1% 이상을 점유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전역이 우주산업 클러스터로 지정되어 전력 질주해도 모자랄 판이다.
우리나라 우주예산의 포트폴리오나 우주산업 클러스터에서 업스트림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서울시가 인공지능(AI)·바이오·로봇·반도체 등 첨단기술과 데이터 기반 산업 생태계를 바탕으로 우주경제의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정책의지를 '도심형 우주경제'란 키워드로 풀어낸 소식은 미래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우리나라 전체가 미래 먹거리를 걱정하는 요즘, 모든 우주커뮤니티가 힘을 모아 근미래에 우주경제가 차지할 비중이 반도체·조선 수준의 위상으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주광혁 연세대 인공위성시스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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