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사이트 검증]그림자에 숨어 일하는 당신들에게 헌사를

10년 넘는 싸움이 끝났다. 2012년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하며 손해배상을 요구한 지 꼭 13년 만이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자면,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시작하면서 모든 일이 일어났으니 22년 만이다.

첫 판단이 나오는 데 10년이 걸렸다. 소송을 대리한 바카라사이트 검증사들과 법무부 관계자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사건을 뒤에 숨어 묵묵히 해냈다. 한동훈 당시 대검찰청 중수부 검사가 론스타를 기소하는 데 앞장섰고, 법무부 장관 시절에는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판정에 불복해 세간의 우려에도 판정 취소 신청을 제기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도 당시 국무총리실장을 맡으며 정부 부처 컨트롤에 총력을 다했다.

본격적인 소송 과정에서는 부처와 변호인들의 역할이 컸다. 태평양 김준우·김우재 변호사와 피터앤김 김갑유·조아라·윤석준·방준필 변호사가 있었다. 이들은 "변호사 인생을 걸었다"고 밝힐 정도로, 10년 넘는 싸움에 진심이었다.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지만 이길 수 있다는 신념 하나로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에 변호사 인생까지 걸었던 것이다. 법무부 김철수·조아라·한창완 당시 과장과 국세청 김명준 국장, 금융위 손주형 과장 등 정부 부처에서도 팔을 걷어붙이고 제 일처럼 나섰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국가원수 공백 상황에서도 묵묵히 잘 버티고 이재명 정부까지 수습한 공무원들의 헌신도 있었다.

아직 소송은 끝나지 않았다. 론스타가 해당 결과에 대한 추가 소송 여지를 열어뒀기 때문이다. 만약 또 다른 소송이 진행된다면, 지지부진한 싸움은 계속된다. 그럼에도 우리가 자신감을 가지고 희망을 갖는 이유는 이들의 묵묵한 희생 덕분이다. 10년 넘는 세월에도 무너지지 않고 차근차근 법적 논리와 근거를 쌓아놨던 이들은 추가 소송에서도 사용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정치권은 이 성과를 자신들에게 돌리지 말고 헌신한 이들에게 돌려야 한다. 정치인들은 이번 결과를 이용해 정쟁을 하고 있다. 참으로 부끄럽지만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다. 이들의 헌신이 없었더라면, 정치권의 아전인수격 성과 자랑도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박수를 쳐줘야 할 대상은 대통령이 다섯 번 바뀌어도 흔들림 없이 원팀을 이뤘던 정부 부처 공무원들과 변호사들이다. 이들의 헌신에 대한 성과지 정치권의 전유물이자 유산이 아니다. 뒤에 바카라사이트 검증 묵묵히 일했던 그들을 위한 헌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theknight@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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