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러다가 전기차도 충전할 거 같다는 비아냥이 나왔다.

온라인에 잇따라 올라온 스타벅스 매장 안 '이색' 풍경에 대한 반응이었다. 매장 안 콘센트에 전기자전거 배터리 팩이, 전동휠이 꽂힌 채 충전되고 있었다.

도둑질하 듯 전기를 이용하는 게 못마땅한 시선, 배터리 폭발로 화재가 발생한 뉴스를 떠올리게 하는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바카라사이트 승리바카라 소울카지노 도둑'이란 말로도 모자라, '예비 방화범'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논란이 된 건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의 인스타그램에 시차를 두고 올라온 두 건의 제보 사진이었다.

지난 19일 ‘스타벅스서 전동휠 충전 포착’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엔 창가 테이블 아래 콘센트에 연결돼 전동휠을 충전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첨부돼 있었다.

앞서 14일엔 '스벅에서 전기자전거 배터리 충전'이라는 제목과 함께 사진 1장이 올라왔다. 매장 안 테이블 위에 올려진 전기자전거 배터리 팩은 콘센트에 연결돼 충전 중이고 창 너머 바깥엔 전기자전거가 세워져 있었다.

작성자들 모두 상식을 넘는 충전을 지적하면서 배터리 열폭주로 인한 화재 가능성을 우려했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조만간 전기차도 충전하겠다”거나 “여기가 충전소냐”, “전기 도둑이다”, “리튬이온배터리일 텐데 불이라도 나면 어쩌려고 저러나” 등 비판 일색이었다.



그동안 식당이나 카페에서 전기자전거 등의 배터리를 충전하는 걸 고발하는 글은 꾸준히 소개됐다.

종류도 다양했다. 도로교통법상 전기자전거, 킥보드, 전동스쿠터 등 개인형 이동장치(PM)부터 전동휠이나 전기오토바이 배터리를 충전하기도 했다.

비난은 바카라사이트 승리바카라 소울카지노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데서 출발해 화재 가능성으로 마무리됐다. 실제 지난 2023년부터 지난 8월까지 서울 내 리튬이온배터리 관련 화재는 총 346건이었다. 주로 실내에서 배터리를 충전 중일 때 발생했다. 지난 8월 서울 마포구에서도 한 아파트 집 안에서 충전하던 전동스쿠터 배터리가 폭발해 18명의 사상자를 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일이 생겼다. 지난 7월 뉴욕 퀸즈플러싱에선 피자집에서 불이 나 손님이 사망했다. 캘리포니아주 지역 방송인 ABC뉴스에 따르면 76세 여성이 동네 피자집의 매장 안 화장실에 간 사이 화장실 옆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자전거 배터리가 폭발했다.

지난 3월 메사추세츠주 홀리오크의 아파트에서도 전기자전거 배터리 팩이 폭발해 1명이 부상을 입고 주민들이 대피했다.

영국의 런던에서도 지난해 8월 아파트 복도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자전거 리튬 배터리가 폭발했고 20대 여성은 불길을 피하지 못했다.



놀라운 건 배터리 관련 사고에도 정반대 풍경이 펼쳐진다는 점이다. '커피를 마시며 배터리를 채우는' 카페다.

이런 문화를 이끄는 건 유럽이다. 이유는 있다. 지난 5월 리서치앤마켓이 발간한 '2025년 E-바이크 산업 보고서'에선 유럽의 시장 규모를 약 212억~213억 달러(약 31조원)로 추정했다. 연평균 8%대 성장률을 보일 거라는 전망도 내놨다.

시장의 성장은 배터리 충전과 정비, 안전한 보관 등의 서비스 수요로 연결됐고 그중 하나가 충전 포트, 주차, 배터리 교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였다.

특히 네덜란드 수도인 암스테르담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름부터 이색적인 '충전식 자전거 가게&커피(Charged Cyclery & Coffee)'는 지난해 문을 열고 1년도 안 돼 전기자전거 마니아들에게 명소로 입소문을 탔다.

대표 메뉴는 에스프레소에 네덜란드식 애플파이인 '볼테지 부스트(전압 증가)' 다. 카페 안 10개의 최첨단 고속 충전 스테이션에선 30분 만에 최대 50%까지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라파 클럽하우스는 특선 커피와 함께 프리미엄 사이클링 의류와 충전 장치가 있다. 카페 직원들은 전기자전거를 정비하는 전문가다.

롤라 바이크 앤 커피는 지난 여름 외부 공간에 태양열 충전소를 마련했다. 보쉬, 시마노, 바팡 등 주요 브랜드의 전기 자전거 시스템을 다루는 전문 정비사들을 통해 진단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받을 수 있다.

독일 베를린 지역지인 디벨트도 지난 8월 'e-바이크 트렌드' 기사에서 카페나 휴게 공간에 충전 포트를 설치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스탠더트 카페를 소개했다. 이 카페는 전기자전거의 충전 포트를 설치했을 뿐 아니라 방전된 배터리를 충전된 배터리로 교환도 해 준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크랭크&커피는 야외 자전거 주차장에 충전소를 설치했다. 앱으로 충전 시간을 예약할 수 있고 충전 상태도 확인할 수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바이시클 카페는 지중해풍 메뉴와 함께 전기자전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베트남엔 좀 더 특별한 카페가 있다. 현지 언론인 VN익스프레스는 지난 7월 호치민시에 전기오토바이를 이용하는 배달 기사들이 배터리 충전을 하며 쉴 수 있는 카페가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전기오토바이 충전은 8000~1만6000동, 우리 돈으로 440원에서 900원 수준이다. 음료는 1만7000~2만동이다. 쉴 수 있는 해먹은 무료다.



전기를 쓰는 이동수단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카페나 식당 등에 충전 공간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자전거나 전동휠 등은 생각하는 것보다 배터리 용량 자체가 크지 않아 '전기 도둑'이라 말하기 애매하다"며 "또 카페 등은 콘센트 용량에 제약이 있어 풀충전으로 인한 열폭주 현상이 발생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잠깐 커피를 마시며 응급조치하듯 충전할 경우 큰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안감을 잠재우려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안전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전기연구원 이재조 박사는 "전기자전거의 배터리 용량은 크지 않지만, 아파트 복도 등에서 충전하지 말라고 하는 건 건물에 매설된 전력선 케이블의 용량 때문"이라며 "충분한 용량을 갖춘 충전소에서 하는 게 좋다. 정부가 카페는 물론 실내에서 충전할 때 지켜야 할 규칙 등을 만드는 게 좋다"고 제안했다.

이미 유럽 화재보호협회(CFPA-E)는 무인 야간 충전 금지, 충전 중 고객 대기 권장, 충전 시간은 30~60분 제한 등의 충전 정책을 수립, 권고했다. 유럽연합(EU)도 지난 2월 '주차된 전기차 및 실내 주차 공간 내 충전 인프라 화재 안전 지침'을 내놓은 바 있다.

영국 교통부는 전기자전거 사용자들의 배터리 안전을 위해 사용 규정을 공고했다. 실내 충전은 되도록 피하고 정격 일치 충전기를 사용하며 무인 충전은 지양해야 한다고도 했다.

카페들도 나름의 규칙을 만들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우리는) 고객의 안전과 쾌적한 이용 경험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매장 내 안전상 우려가 있는 상황이 생기면 사용이 어려운 점을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페나 식당 등에서 충전은 허용하되 이용에 제한을 두는 제안도 나왔다.

박 교수는 "카페는 열린 공간이며 배터리가 소진된 이들에게 충전 공간은 말 그대로 '구호'의 공간"이라며 "사업장이 전력을 제어하는 스마트플러그 등을 도입할 수도 있고 그게 어려우면 충전 시간을 한, 두 시간으로 제한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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