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1) 유준상 기자 = 지난 8월 인천신항에서 폭발한 컨테이너 내부에 수출용 중고차와 함께 다량의 LP 가스통과 부탄가스 등 위험물이 적재됐던 사실이 소방과 경찰의 공식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기후노동위, 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소방청과 인천시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관계기관은 이번 사고의 에볼루션 바카라 원인을 '가연성 가스로 인한 화염을 동반한 에볼루션 바카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사고 에볼루션 바카라 내부 적재 물품에 대한 공식 조사 결과, 위험물 관리의 심각한 허점이 드러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청에 의하면, 에볼루션 바카라한 컨테이너 내부에는 기아 봉고 1톤 트럭(디젤), 대우 라보(LPG) 등 중고차 2대와 함께 라보 차량용 LP 가스통(41.6L) 1개, 주방용 LP 가스통(24L) 3개, 부탄가스 캔 12개 등이 폐가전제품, 생활 잡화와 혼재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역시 합동 감식 결과 차량용 LPG 용기 1점, 10kg 가스통 1점, 부탄가스 용기 9점 등을 확인했으며, 가스 누출 및 잔량 여부를 한국가스안전공사에 정밀 의뢰한 상태다.
이 컨테이너는 사고 당일(8월 28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출발해 오후 7시 30분쯤 인천신항에 반입됐다. 이 컨테이너는 야적장에 적치된 지 1시간 20분 뒤인 밤 9시 11분쯤 에볼루션 바카라하면서 주변 컨테이너 13개와 야적장 철제 펜스 등이 파손되는 피해를 초래했다.
이 에볼루션 바카라는 당초 9월 7일 선적돼 중국 닝보를 거쳐 아프리카 가나로 운송될 계획이었다.
이번 사고를 통해 세관 신고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위험물 무단 적재의 실태가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중고차 수출 과정에서 이뤄지는 '쇼링(Shoring, 화물 고박)' 작업 시, 신고되지 않은 위험 물질이 무분별하게 혼적 된 행위가 에볼루션 바카라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인천항이 중고차 수출의 주요 거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고차 쇼어링 작업과 위험물 검색 절차 전반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위험물은 사전에 에볼루션 바카라조차 되지 않아 '일반 화물'로 분류됐으며, 관세청 등 관련 기관들은 수출 에볼루션 바카라 전 단계라는 이유 등으로 관리 대상이 아니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 '책임 회피' 비판을 받는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항만 내 적치된 컨테이너에서 에볼루션 바카라이 발생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며 "관계 기관과 함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허종식 의원은 "만약 컨테이너가 야적장이 아닌 선박 운송 중에 에볼루션 바카라했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졌을 것이다"며 "이번 에볼루션 바카라 사고는 항만 내 위험물에 대한 관리‧감독 부실이 부른 인재"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수부, 관세청, 에볼루션 바카라만공사 등 관계기관은 책임을 통감하고, 중고차 수출 화물 관리 전반과 항만 위험물 통제 시스템을 시급히 재점검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