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치고 목소리 높인’ 김정관… 트럼프 "터프한 바카라 룰" 극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매우 터프한 협상가(very tough negotiator)"라고 평가할 만큼 이번 한·미 관세협상은 치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례적 발언 뒤에는 김 장관을 비롯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부 바카라 룰 라인이 약 3개월 동안 워싱턴과 스코틀랜드를 오가며 밤낮없이 바카라 룰 테이블을 지킨 노력이 있었다.

30일 정부에 따르면 한미 관세바카라 룰의 최종 타결에 이르기까지 양국은 미국 상무부와 23차례 장관급 회담, 수십 차례 실무 협의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최고경영자(CEO) 서밋 연설에서 "미국으로선 조금 부족한 사람을 만났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김 장관의 협상력을 직접 언급했다. 협상 상대국 장관을 '만만치 않은 인물'로 평가한 이례적인 발언이었다.

김 장관은 지난 7월 취임 이후 100일 동안 관세바카라 룰 전면에서 진두지휘해 왔다. 그는 지난달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바카라 룰 과정에서 책상을 치고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며 "한·미가 서로 윈윈할 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 출장을 오가는 동안 영화 '역린'을 반복해서 봤다는 그는 "작은 것 하나라도 지극한 정성을 다하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중용 23장의 구절처럼, 조금이라도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정성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태도는 실제 바카라 룰에서도 드러났다. 지난 7월 30일 극적으로 타결된 1차 관세바카라 룰은 예정됐던 한·미 재무·통상 수장 간 '2+2 협의'가 미국 측의 일방적 취소로 무산된 뒤 긴급 전환된 '비상 바카라 룰'의 결과였다.

김 장관과 여한구 본부장은 귀국 일정을 취소하고,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일정을 수행한다는 정보를 확인하자 두 사람은 곧장 현지로 이동해 바카라 룰을 이어갔다. 바카라 룰 파트너를 따라 타국으로 건너가 직접 바카라 룰에 나서는 것은 외교 관례상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여 본부장은 "러트닉 장관이 미국 뉴욕 자택에 있으면 그곳으로, 스코틀랜드에 가 있으면 그곳으로 따라가 자정 넘도록 바카라 룰을 이어갔다"며 "결국 스코틀랜드 현지 접촉이 바카라 룰 문안 도출의 전환점이 됐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협상가이자 조율자 역할을 동시에 맡았다. 산업부·외교부·대통령실 간 입장 차를 조정하고, 재정·투자 관련 세부 내용을 점검했다.

그는 취임 후 세 차례 해외 출장 모두 미국으로 향했다. 임명 열흘 만인 7월 29일 첫 외교 무대로 미국 워싱턴 DC를 찾아 나흘간 협상을 벌이며 상호 관세 인하 합의의 물꼬를 텄고, 10월에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등 국제 무대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연쇄 접촉해 통상·투자 현안을 논의했다.

한편 구 부총리는 30일 대(對)미 투자와 관련해 "금융 패키지 관련 기금 설치 등을 위한 특별법을 신속히 준비해 국회에서 발의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특별법은) 최대한 빨리하는데, 11월에 제출하면 11월 1일부터 적용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가 법률안을 발의하면, 발의 시점에 속하는 달로 소급해 대미 관세가 15%로 인하될 전망이다.

구 부총리는 "이번 협상 타결로 대미 수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국과 동등한 수준의 관세율을 확보해 우리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과 점유율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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