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얼패드' 서비스로 주가 1890원→28만원까지 급등
바카라사이트 제작 붕괴로 주가 수직낙하…횡령 등에 5000원대 추락
'솔본' 사명 변경하며 과거와 단절…의료·미디어분야서 입지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달 17일 코스닥 상장사 솔본의 주가는 403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1년간 3500원에서 4900원 사이를 오가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이 기업의 이름에서 2000년대 초반 대한민국을 휩쓴 광적인 투기 열풍을 떠올리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
그러나 이 회사의 옛 이름이 '바카라사이트 제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1999년 바카라사이트 제작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갓 벗어난 대한민국에 '인터넷'이란 신세계가 열렸다. 카이스트(KAIST) 출신들이 설립한 벤처기업 새롬기술은 PC통신 시절 '새롬 데이타맨'으로 이미 유명세를 떨친 회사였다.
바카라사이트 제작가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것은 1999년 8월. 신화는 그해 10월 시작됐다.
값비싼 바카라사이트 제작전화를 인터넷으로 무료로 할 수 있는 '다이얼패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시장은 열광했다. '닷컴(.com)'이란 말만 가져다 붙이면 주가가 오르던 시절, 인터넷만 연결되면 해외에 공짜로 전화를 걸 수 있다는 새롬기술의 혁신 서비스는 광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1999년 10월 1890원에 불과했던 주가는 불과 5개월 만인 2000년3월 28만2000원까지 치솟았다.
150배가 넘는 경이로운 상승률이었다. 당시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3조7000억원에 육박하며 재계 서열 1위인 삼성전자를 잠시 추월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졌다. 바카라사이트 제작을 둘러싸고 '황제주', '코스닥의 기적'이란 수식어가 매일 언론을 장식했다.
몇년 전 인기를 끈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주인공 진도준이 막대한 부를 쌓는 과정에 등장한 '뉴데이터테크놀로지'는 바로 이 바카라사이트 제작을 모티브로 한 것이다.
그러나 영광은 짧았다.
2000년 말 닷컴 버블의 붕괴로 바카라사이트 제작의 주가는 5000원으로 수직 낙하했다.
홍보에 열을 올렸던 다이얼패드는 실제로는 수익 모델이 부재했고, 창업자인 오상수 대표의 분식회계 및 횡령 혐의, 경영권 분쟁까지 겹치며 투자자들의 꿈은 악몽으로 바뀌었다.
잇단 부침을 겪은 바카라사이트 제작은 2004년 순우리말로 옛 고구려를 칭하는, 천하 제일이란 뜻의 '솔본'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과거와 단절을 선언했다.
바카라사이트 제작 신화의 주역에서 내려온 솔본은 투자 전문 지주회사로 체질을 완전히 바꿨다. 현재 솔본은 의료용 소프트웨어 솔루션 기업인 인피니트헬스케, 창업 투자 및 벤처캐피털(VC) 역할을 하는 솔본인베스트먼트 등 16개 계열사 두고 의료와 미디어 분야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벤처 1세대로서 파란만장한 성장통을 겪으며 과거처럼 하나의 아이템에 바카라사이트 제작의 명운을 거는 대신,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관리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한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ummingbird@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