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경찰이 15일 국가수사본부장을 캄보디아 현지로 파견하고 '코리안 데스크' 설치를 추진하는 등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에 총력 대응에 나섰지만, 현지 범죄 조직을 소탕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상당수 범죄 조직이 수사망을 피해 제3국 등으로 도피하고 있어서다.
15일 뉴스1 취재 결과, 현지 범죄 조직들이 수도 프놈펜은 물론 현재 최대 '범죄 도시'로 꼽히는 시아누크빌에서도 속속 철수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텔레그램과 엑스(X·옛 트위터) 등을 통해선 캄보디아 내 대규모 범죄 단지들이 잇따라 이사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캄보디아 범죄 조직 관련 제보를 공유하는 단체방 운영자 '천마' 역시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인 대상 범죄 조직의 70%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현지 우리카지노 바카라사이트 조직의 실태가 드러나자, 이들이 서둘러 사업장 정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문제는 1년 전부터 이어져 온 사안"이라며 "수사를 개시하더라도 하부 조직원 몇 명을 검거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국민 4명 중 1명은 경찰에 뇌물…"협조 어려울 것"
경찰의 파견에도 불구하고 수사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캄보디아에 만연한 부패와 함께, 이른바 '사기 산업'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한국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기 전에 현지 경찰이나 관료들에 대한 로비를 통해 이미 '작업'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TI)가 2024년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부패인식지수(CPI)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100점 만점에 21점을 기록해 아시아에서 부패 정도가 가장 심각한 국가로 평가됐다. 캄보디아보다 점수가 낮은 국가는 아프가니스탄과 미얀마, 북한뿐이다.
특히 TI 보고서의 '공공 서비스별 뇌물 경험' 통계에 따르면, 우리카지노 바카라사이트 국민들 중 지난 1년간 공공 서비스를 이용하며 경찰에게 뇌물을 건넨 비율은 23%에 달했다. 국민 4명 중 1명이 경찰에게 뇌물을 줬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평화연구소(USIP)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 횡행하는 사기 산업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달하는 약 125억달러(약 17조7700억 원)다. 국가 경제를 사실상 사기 산업이 떠받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포함한 캄보디아와의 수사 공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범죄 조직 소탕이 곧 캄보디아 정부의 재정 기반을 흔드는 것은 물론 정치적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캄보디아 내부에서 발생하는 우리카지노 바카라사이트 수익이 국가 재정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어, 정부 입장에서는 관련 수사를 위험 요소로 간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코리안 데스크 등을 통한 수사 협조는 형사 주권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설치 자체가 쉽지 않다"면서 "캄보디아 정부가 이를 승인할 경우 우리카지노 바카라사이트 조직과 연관된 내부 부패 구조나 정관계 인사의 관여가 드러날 수 있어 이를 원치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제2의 캄보디아' 막으려면…"국제 사회 공조 요구해야"
과거 보이스피싱 조직은 중국을 거점으로 활동했지만, 한중 공조와 단속이 강화되자 우리카지노 바카라사이트를 비롯한 동남아로 근거지를 옮겼다. 최근 텔레그램 등에서 포착된 정황처럼, 수사망이 좁혀질 경우 이들이 우리카지노 바카라사이트를 떠나 또 다른 '제2·3의 우리카지노 바카라사이트'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리카지노 바카라사이트 조직의 이동 흐름과 현지 상황을 고려할 때, 경찰의 수사가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단순 검거뿐만 아니라 재발 방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해외 범죄 조직의 행태를 단순 '범죄 대응' 차원을 넘어 '국가 안보' 문제로 규정하는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가 차원에서 우리카지노 바카라사이트이 새로운 거점을 차릴 가능성이 있는 국가들과 공조 관계를 구축하고 '제2의 캄보디아 사태'를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현재 캄보디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범죄는 국제규범에 위반되는 반인도적 범죄이기에 형사 문제를 넘어 안보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수백 명의 국민 피해가 발생한 만큼, 한국이 주도적으로 국제적 제재를 요구할 명분이 있다. 이는 국가 통치자가 직접 나서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캄보디아 문제는) 인신매매 등이 이뤄진 초국가적 범죄"라며 "아세안 플러스 쓰리(ASEAN+3)와 같은 동남아·한중일이 함께하는 회의나, 곧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주도적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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