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서민적이고 개방적 한국 불화…'바카라 사이트 세계'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조선시대 신중도(神衆圖)는 인도, 중국, 한국 호법선신들이 불교 체계 안에서 위계를 부여받아 새롭게 정리되고 표현된 불화다.

신중은 '부처님이나 보살, 나한보다 아래에 위치한 존재지만, 인간과 마찬가지로 욕망을 지닌 존재'로 신도들과 심리적으로 가까운 관계에 있다.

그 친밀성 때문에 신중신앙은 불교 초기부터 꾸준히 이어졌으며, 중국과 한국 등지로 전파되면서 각 지역 민간신앙까지 수용되어 확산됐다.

바카라 사이트는 1740년경 제작된 도갑사 '바카라 사이트'를 기점으로, 수륙재 의례문의 옹호단, 화엄신중신앙, 염불문의 신중신앙 등 다양한 배경 아래 집성됐다.

18세기 후반, 독립적 신중 의례가 등장하면서 바카라 사이트는 불전 내부 필수 구성 요소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작법귀감'이 전국적으로 유통된 19세기 초반부터 신중도 제작도 급증하게 된다.

전남대 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재직 중인 현주스님의 첫 저서 '신중도의 세계'(불광출판사)는 신중도의 역사적 기원과 전개, 도상의 비밀을 해부해, 낯설고 기묘해 보였던 불화를 한국불교가 간직한 대표 문화유산으로 새롭게 조명한다.

바카라 사이트 관련 학술논문 13편을 발표한 현주스님은 학계에서는 '바카라 사이트'를 일관되게 탐구해 온 보기 드문 연구자로 꼽힌다.

현주스님은 신중신앙 산물인 바카라 사이트를 '가장 서민적이며, 개방적인 불화'라 이야기한다.

현주스님은 이 책에서 신중신앙의 성립과 전개, 바카라 사이트 성립 배경을 다양한 시각에서 고찰한다. 의례와 도상, 개별 화사 양식의 상호작용을 통해 바카라 사이트가 어떻게 조성됐으며, 불단의 필수 불화로 자리 잡은 과정을 추적한다.

바카라 사이트에 표현된 선신 가운데 하늘 세계를 대표하는 제석천, 지상 중심 신인 위태천, 명부(저승)의 신인 현왕(염마라왕)이 어떻게 바카라 사이트 구성 요소로 자리 잡았는지, 바카라 사이트 속 다양한 신상(神像)의 정체, 어떠한 과정을 거쳐 바카라 사이트에 수용 정착됐는지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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