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메모리 슈퍼사이클 기대감"

4일 금융투자업계 및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 및 채권 잔액은 9월 말 기준 1317조원에 이른다. 외국인은 국내 주식 1004조2000억원, 국내 채권 312조8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바카라의 국내 주식 보유액이 10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지난해 5월 말 기준 외국인의 국내 상장증권 보유액이 1042조원(주식 791조3100억원, 채권 251조18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년 4개월 만에 외국인의 국내 상장증권 보유액은 26%(275조원)가 증가한 셈이다.
특히 반도체 메모리 시장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국인은 9월 한 달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4조9000억원, SK하이닉스 1조4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도, 인니 등 여타 신흥국은 외국인의 자금 유출세가 이어진 반면, 대만 및 한국은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면서 "외국인의 반도체 및 AI 산업 선호 현상이 뚜렷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골드만삭스가 코스피 목표치를 3800선으로 상향한 데 주목했다.
신술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노무라는 메모리 시장이 2027년까지 슈퍼 사이클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범용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공급 제약 등으로 내년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바카라의 원화채 매수와 관련해 "내년 4월 예정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앞두고 일부 선제적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하 기조와 규제당국의 자본건전성 규제 강화 계획으로 생명보험사들의 자산-부채 듀레이션 갭 관리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이에 보험사들의 장기물 수요가 이어지며 본드포워드(채권 선도거래) 거래의 상대방으로서 바카라의 원화채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최근 환율이 1400원을 웃돌고 있는 점은 바카라 수급 이탈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3·4분기 실적 시즌을 통해 바카라 수급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4분기 초 외국인 수급 이탈 경계는 3분기 실적 시즌을 소화하며 잦아들 수 있다"며 "4·4분기 코스피 타깃을 3200~3700p로 상향한다. 반도체 구도 전개에 따라 대형주 위주 패시브 장세에 대비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도 "보통 외국인은 원화 강세일 때 주식을 더 많이 사지만, 최근에는 환율과 상관없이 수급이 움직이고 있다"며 "이런 모습은 지난 2023년 말~지난해 7월에 봤던 것과 같다. 당시에도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 후반에서 1400원 가까이 올랐지만 외국인은 한국 주식을 샀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피는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2일 전달 대비 93.38p 오른 3549.21에 마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오늘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3500선을 돌파했다고 한다"며 "이 추세 자체는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희망을 갖고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비정상적인 것들이 정상으로 많이 회복되고 있다. (코스피 상승은) 그런 힘(때문)으로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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