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H-1B 수수료 인상에…"美 기업, 연 19조5800억원 부담 예상"

뉴시스

입력 2025.09.22 08:10

수정 2025.09.22 09:10

USCIS "H-1B 비자 작년 신규 발급 14만 건"…같은 수준 유지 시 140억 비용 부담 Y콤비네이터 CEO "스타트업 무릎 꺾는 결정…해외 테크 허브에 선물"
[워싱턴=AP/뉴시스] 2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이민국(USCIS)은 지난해 신규 H-1B 비자를 14만1000건 이상 발급했다. 올해도 비슷한 규모라면 미국 기업들의 부담은 연간 140억 달러에 달한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9.22.
[워싱턴=AP/뉴시스] 2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이민국(USCIS)은 지난해 신규 H-1B 비자를 14만1000건 이상 발급했다. 올해도 비슷한 규모라면 미국 기업들의 부담은 연간 140억 달러에 달한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9.22.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국 기업들이 숙련 외국인 근로자 채용에 매년 140억 달러(약 19조5860억원)의 추가 비용을 떠안을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H-1B 비자를 통해 고숙련 외국 인력을 고용하는 기업에 1인당 매년 10만 달러(약 1억3990만원)의 신청 수수료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수수료는 기존 비자 소지자가 아닌, 내년 2월 새 비자 추첨 이후 신청자에게 적용된다.

2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이민국(USCIS)은 지난해 신규 H-1B 비자를 14만1000건 이상 발급했다. 올해도 비슷한 규모라면 미국 기업들의 부담은 연간 140억 달러에 달한다.



실리콘밸리는 해외 엔지니어·과학자·프로그래머 채용에서 H-1B 비자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이 비자는 회계법인과 헬스케어 회사 등 전문 산업에서도 널리 활용된다. USCIS에 따르면 2023년 H-1B 비자 수혜자의 약 3분의 2가 IT 업계 종사자였다. 지난해 H-1B 승인 건수는 약 40만 건으로, 대부분은 비자 갱신이었다.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와이콤비네이터의 CEO(최고경영자) 개리 탄은 X(옛 트위터)에 "이번 결정은 스타트업의 발목을 꺾는 실수이며, 캐나다 밴쿠버와 토론토 등 해외 테크 허브에 주는 거대한 선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AI(인공지능) 군비 경쟁 한가운데서 우리는 빌더들에게 다른 곳에서 만들라고 말하고 있다"며 "미국의 작은 테크 기업들이 승리해야지, 10만 달러의 통행세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FT는 미 대기업을 대리하는 변호사들은 국무부의 공식 입장을 기다리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국무부는 아직 공식 성명을 내놓지 않았다.

허버트 스미스 프리힐스 크레이머 로펌의 파트너 매튜 던은 "행정부는 H-1B 제도를 운영하는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수수료를 부과할 권한이 있지만, 10만 달러를 추가 부과하는 것은 규제 권한을 완전히 넘어선 것"이라며, "법원이 이번 포고문을 막기 위해 개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135건 이상의 소송에 직면해 있으며, 올해 초 무역 파트너에게 부과한 상호 관세의 합법성에 대해 두 하급심에서 패소한 후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행정명령에는 H-1B 제도 전반의 개편 방침도 담겼다. 비자 승인 기준 급여 상향과 함께, 공화당 의원들은 현재의 추첨 방식을 급여 순위 기반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고용주는 L-1 비자(관리직·특수 지식 보유 직원용) 등 대체 비자를 검토 중이지만, 최소 1년 이상의 해외 근무 경력이 필요해 요건이 까다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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