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양치질 잘하세요" 입속 세균·곰팡이…췌장암 걸릴 위험 3배 [건강잇슈]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22 07:08

수정 2025.09.22 07:08

충치질환.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충치질환.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입속에 사는 세균과 곰팡이가 췌장암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 영국 데일리메일 등은 미국 뉴욕대 의대 연구진이 구강 내 미생물 분포가 췌장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내용은 국제 의학 저널 '자마 온콜로지(JAMA Onc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미국 성인 12만여명으로부터 타액 샘플을 수집, 구강 내 미생물 유전 정보를 분석하고 약 9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445명이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연구진은 이들의 구강 미생물군을 암에 걸리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했다. 분석 결과 특정 세균과 곰팡이가 췌장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포르피로모나스 긴지발리스 (Porphyromonas gingivalis), 유박테리움 노다툼 (Eubacterium nodatum), 파르비모나스 미크라 (Parvimonas micra) 등 등 세 가지 세균과 곰팡이의 일종인 '칸디다(Candida)'가 위험 인자로 지목됐다. 이들 미생물이 많이 존재할 경우 췌장암 발병 위험은 평균보다 최대 3.5배(3.44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는 구강 내 미생물이 침을 통해 췌장까지 이동해 염증을 유발하고, 장기적으로 암 발생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존 가설을 실제 데이터로 입증한 것이다. 이에 연구진은 췌장암 위험에 영향을 주는 입속 세균과 곰팡이 27종의 분포를 바탕으로, 어떤 미생물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울러 어떤 조합으로 존재하는지를 반영해 개인의 췌장암 위험을 예측하는 모델도 만들었다.


연구에 참여한 리처드 헤이즈 교수는 "칫솔질과 치실 사용은 단순히 치주질환 예방에 그치지 않고 암 위험을 줄이는 데에도 중요하다"며 "구강 위생 관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공동 연구자인 안지영 교수도 "구강 내 미생물 분석만으로 췌장암 고위험군을 조기 선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성과를 토대로 구강 내 바이러스와 암 발생의 연관성, 미생물 다양성이 환자의 생존율과 함께 치료 반응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