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와 월가의 주요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긴급 메모를 보내 미국으로 돌아올 것을 권고하고 출국을 자제할 것으로 요청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골드만삭스 등 주요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긴급 귀국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발송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 엔비디아 엔지니어는 일본에서 가족과 함께 휴가 중이었으나 급히 귀국 항공편을 변경했다며 "모든 것이 순식간에 바뀌는 느낌"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문직 비자'(H-1B) 수수료를 1인당 10만 달러(약 1억4000만원)로 최소 200배 인상하는 행정명령을 내렸고 H-1B를 소지한 인도와 중국 출신들이 급히 미국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는 인도 국적의 H-1B 비자 소지자들이 휴가를 중단하고 급히 귀국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한 기술기업 엔지니어는 아내가 두바이행 아랍에미리트 항공편에 탑승했다가, 트럼프 명령을 접한 승객들이 비행기에서 내리기를 요구하면서 3시간 이상 지연됐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레드노트에는 "코로나 때처럼 급히 귀국했다"는 경험담이 속속 올라왔으며, 한 사용자는 "실제판 '분노의 질주(fast and furious)'식 귀국이었다"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은 신규 신청자에게만 적용되며 기존 비자 소지자나 갱신 신청자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백악관이 해명했지만 H-1B 소지자들 사이 불안을 해소하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기업들이 H-1B 비자 소지자 1인당 연간 10만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고 밝혔으나, 백악관 대변인은 이는 일회성 수수료라고 정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H-1B 비자 제도가 기업들이 임금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데 악용되고 있으며, 미국 노동시장에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와 함께 H-1B 제도를 지지했던 입장에서 크게 선회한 것으로 평가된다.
H-1B 비자는 미국의 기술 인력 부족을 메우는 데 필수적이며,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실리콘 밸리의 주요 IT 기업들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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