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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1B 비자 수수료 명령에 해외 체류자들 '패닉'…미국 IT 업계 대혼란

뉴스1

입력 2025.09.22 04:39

수정 2025.09.22 07:06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의 새로운 전문직 비자 정책으로 휴가중이던 인도와 중국 출신 IT 인력들이 정신없이 미국으로 다시 복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와 월가의 주요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긴급 메모를 보내 미국으로 돌아올 것을 권고하고 출국을 자제할 것으로 요청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골드만삭스 등 주요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긴급 귀국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발송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 엔비디아 엔지니어는 일본에서 가족과 함께 휴가 중이었으나 급히 귀국 항공편을 변경했다며 "모든 것이 순식간에 바뀌는 느낌"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문직 비자'(H-1B) 수수료를 1인당 10만 달러(약 1억4000만원)로 최소 200배 인상하는 행정명령을 내렸고 H-1B를 소지한 인도와 중국 출신들이 급히 미국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는 인도 국적의 H-1B 비자 소지자들이 휴가를 중단하고 급히 귀국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한 기술기업 엔지니어는 아내가 두바이행 아랍에미리트 항공편에 탑승했다가, 트럼프 명령을 접한 승객들이 비행기에서 내리기를 요구하면서 3시간 이상 지연됐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레드노트에는 "코로나 때처럼 급히 귀국했다"는 경험담이 속속 올라왔으며, 한 사용자는 "실제판 '분노의 질주(fast and furious)'식 귀국이었다"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은 신규 신청자에게만 적용되며 기존 비자 소지자나 갱신 신청자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백악관이 해명했지만 H-1B 소지자들 사이 불안을 해소하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기업들이 H-1B 비자 소지자 1인당 연간 10만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고 밝혔으나, 백악관 대변인은 이는 일회성 수수료라고 정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H-1B 비자 제도가 기업들이 임금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데 악용되고 있으며, 미국 노동시장에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와 함께 H-1B 제도를 지지했던 입장에서 크게 선회한 것으로 평가된다.


H-1B 비자는 미국의 기술 인력 부족을 메우는 데 필수적이며,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실리콘 밸리의 주요 IT 기업들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