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금융그룹은 소비자보호 협의회를 열어 전담부서를 신설키로 했다. 고도화되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금융소비자·서민 피해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는 것이다.
KB금융그룹은 21일 '소비자의 권익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금융'을 주제로 원칙과 책임을 강화한 '소비자보호 가치체계'를 새로 정립했다.
KB금융은 형식적인 규제 준수를 넘어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는 소비자보호 체계를 구축하고자 선제적으로 그룹 현황을 진단하고, 해외 선진 사례를 분석했다.
KB금융은 영국 금융감독청(FCA)의 '소비자 의무(Consumer Duty)'를 토대로 고객 중심 경영철학과 현장경험을 반영해 소비자보호 가치체계를 설계했다. 지난 2023년 시행된 FCA의 '소비자 의무'는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를 규제 중심 접근에서 실질적 보호로 전환시킨 사례로 평가된다.
KB금융은 새로운 '소비자보호 가치체계'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권익을 지키고 정보 불균형을 해소함으로써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금융환경을 실현할 계획이다. 우선 소비자의 권익을 위해 상품의 소싱·기획단계부터 판매,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에서 소비자보호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는 금융상품·서비스 관리체계를 수립한다.
소비자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자 △인공지능(AI) 기반의 피해 분석 모델 개발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시스템(VMS)·이상거래 탐지시스템(FDS) 고도화 △대외 기관과의 통합 대응체계 구축 △고객을 위한 보이스피싱 홍보·교육 등을 통해 금융범죄의 선제적 예방 기능을 향상시킨다. 또 비대면 금융사고 책임분담 프로세스를 개선한다.
또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금융소비자 중심의 내규를 운영한다. 특히 투자성상품의 사후 모니터링 항목 추가, 판매한도 관리기준 강화 등 고위험상품 소비자보호 체계를 강화하고, 성과평가지표(KPI) 설계는 단기실적보다 소비자의 이익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18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주재로 금융소비자보호 협의회를 열고 소비자 보호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그룹 금융소비자보호 협의회에는 지주는 물론 자회사 금융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CCO) 12명이 모두 참석했다. 우리금융은 정례 회의를 개최해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한 4대 핵심과제의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결정·추진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금융당국의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모범관행 이행을 위해 소비자보호 CCO 임면 시 이사회 결의를 필수로 하기로 결정했다. 임기는 최소한 2년을 보장하기로 했다. CCO에게 핵심성과지표(KPI) 설계 등 소비자보호 핵심사안에 대해서는 배타적 사전합의권을 보장한다. 소비자보호부서의 인력을 적극적으로 충원해 적정인력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보이스피싱 등 민생 금융범죄 예방을 위한 금융사기예방 전담부서를 이달 내 신설한다. 새 부서는 △금융사기 관련 기획과 정책 △금융사기 사전예방과 대응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 고도화 등 3개팀 21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보이스피싱 예방·대응과 인공지능(AI) 활용 이상거래 탐지 고도화를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금융소비자보호는 우리금융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최우선 가치"라며 "단순한 내부통제를 넘어 그룹의 궁극적인 경영 방향이자 목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종룡 회장은 "각 자회사의 CEO(최고경영자)와 CCO가 모범관행 이행을 직접 챙겨 신속히 체계를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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