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인터뷰·르포

전면 충돌에 박살난 벤츠GLC, 내부 모니터·앞문 모두 멀쩡했다[르포]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21 13:59

수정 2025.09.21 18:42

메르세데스-벤츠, 진델핑겐 연구소 현장 공개
차량 안전기술 센터·사운드 랩·대형 윈드터널 등 공개
시속 56km 주행 중 충돌에도 내부 모니터 '멀쩡'
"국가별 안전성능 최고수준에 맞춘다"
대형 윈드터널, 공기역학 연구로 공기저항 줄여
최신 CLA 모델, Cd 0.21로 동급 최고 성능 입증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진델핑겐에 위치한 메르세데스-벤츠 연구소에서 진행된 GLC 충돌 테스트 모습.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제공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진델핑겐에 위치한 메르세데스-벤츠 연구소에서 진행된 GLC 충돌 테스트 모습.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제공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진델핑겐에 위치한 메르세데스-벤츠 연구소에서 진행된 GLC 충돌 테스트 모습.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제공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진델핑겐에 위치한 메르세데스-벤츠 연구소에서 진행된 GLC 충돌 테스트 모습.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제공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진델핑겐에 위치한 메르세데스-벤츠 연구소에서 진행된 GLC 충돌 테스트 모습. 충돌 직후 연구원들이 분석을 위해 장비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제공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진델핑겐에 위치한 메르세데스-벤츠 연구소에서 진행된 GLC 충돌 테스트 모습. 충돌 직후 연구원들이 분석을 위해 장비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제공

【진델핑겐(독일)=김학재 기자】 #70m 떨어진 지점에서 시속 56km로 장애물과 정면충돌한 메르세데스-벤츠 GLC. 충돌 직후 고막을 울릴 정도의 굉음이 울렸고 GLC 전면은 박살이 났다. 하지만 GLC 앞유리는 전반적으로 금이 크게 났을 뿐 깨지진 않았고, 운전석과 조수석 앞문은 멀쩡히 열렸다. 차 바퀴 위쪽을 감싸는 외장 부품인 휀더가 파손을 막아 앞문이 깔끔하게 열릴 수 있었고 덕분에 차체손상이 적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운전석 모니터는 깨지지 않았고 연료탱크 또한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뒷자리에 있던 더미(인체모형)들은 충돌에 힘이 쏠려 팔을 뻗었지만, 앞자리와 뒷자리에 있는 더미들의 상태 모두 온전한 모습이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진델핑겐에 위치한 메르세데스-벤츠 연구소에서 진행된 GLC 충돌 테스트 모습.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제공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진델핑겐에 위치한 메르세데스-벤츠 연구소에서 진행된 GLC 충돌 테스트 모습.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제공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진델핑겐에 위치한 메르세데스-벤츠 연구소에서 진행된 GLC 충돌 테스트 모습.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제공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진델핑겐에 위치한 메르세데스-벤츠 연구소에서 진행된 GLC 충돌 테스트 모습.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제공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25km 정도 떨어진 진델핑겐에 위치한 본사와 연구소를 한국 등 글로벌 미디어들에게 가감없이 공개했다.

차량 안전기술 센터(TFS)와 사운드 랩(Sound Lab), 대형 윈드터널을 공개한 벤츠는 자신들의 차가 안전성과 효율성, 디자인 측면에서 어떻게 높은 품질을 갖게 되는지 여과없이 보여줬다.

가장 먼저 기자들에게 공개된 곳은 TFS. 내연기관차인 벤츠 GLC가 테스트 대상이었고, 마침 해당 테스트 결과는 한국 정부에 제공될 예정이었다.

여성 운전자가 세명을 모두 차량에 태우고 시속 56km 속도로 차분히 주행하다가 충돌했다는 상황을 연출한 충돌 테스트로, 충돌 뒤 에어백이 나온 것을 확인하는 연구원들은 더미들이 에어백 어느 위치에 부딪혔는지 색깔로 세심히 체크했다.

차량 전면이 박살났지만 운전석 모니터는 깨지지도 않은채 멀쩡한 것을 놓고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자율 주행 및 안전 기술 커뮤니케이션 담당 마티아스 슈트루크는 "그만큼 우리가 디자인을 잘 했다는 의미"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벤츠의 TFS는 유럽 최대 충돌시험장으로, 전면부 충돌 시험 외에도 여러 각도에 따른 충돌도 시험해 다양한 시나리오로 충돌 테스를 가진다. 1년 중 완전차로만 700번 시험을 갖고 차량을 판매한 이후에도 안전테스트를 꾸준히 실시한다고 한다.

승객 안전테스트는 80년간, 충돌테스트는 65년간, 사고연구는 55년간 진행해온 벤츠는 독일 외에도 중국·인도·미국 등에서의 사고 연구해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해 새로운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충돌 안전 엔지니어, 율리아 힌너스는 "유럽과 미국, 중국, 한국 등 여러 국가마다 다양한 고객안전테스트 기준이 있다"면서 "안전성능을 각 국가별로 요구하는 최고수준에 맞춘다. 그래서 벤츠는 모든 모델이 모든 상황에 안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진델핑겐에 위치한 메르세데스-벤츠 연구소 내 사운드 랩 모습.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제공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진델핑겐에 위치한 메르세데스-벤츠 연구소 내 사운드 랩 모습.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제공

사운드 랩에선 전기차 주행음 제작 과정을 공개한 벤츠 측은 사운드 엔지니어들이 전기차 주행 소음을 다양한 환경에 맞춰 미세 조정하며, 개별 소리를 분리하는 현장을 보여줬다. 기자들은 진델핑겐 테스트 트랙에서 벤츠 CLA와 GLC 모델을 동승 시승하면서 전기차에서의 다양한 사운드를 경험했다.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는 평상시에는 엔진음이 없이 타이어 굴러가는 소리만 나는터라, 벤츠 측 연구원은 전기차에 사운드를 입혀 감성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엑셀을 밟을 때 나오는 소리에 내연기관차 감성의 소리를 입힐지, 우주의 감성을 소리를 적용할지 등의 여러 선택지를 벤츠의 전기차에 적용하는 것이다.

운전을 시작할 때와 충전을 할 때, 주차할 때, 차 안에서 휴식할 때 마다 저마다 벤츠만의 사운드를 입히는 벤츠 사운드 디자인팀 관계자는 "소리를 듣기만 해도 무엇을 하는 상황인지,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진델핑겐에 위치한 메르세데스-벤츠 연구소 내 대형 윈드터널 모습. 사진=김학재 기자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진델핑겐에 위치한 메르세데스-벤츠 연구소 내 대형 윈드터널 모습. 사진=김학재 기자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진델핑겐에 위치한 메르세데스-벤츠 연구소에서 벤츠 측 직원이 CLA 모델을 놓고 공기역학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학재 기자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진델핑겐에 위치한 메르세데스-벤츠 연구소에서 벤츠 측 직원이 CLA 모델을 놓고 공기역학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학재 기자

에어로 어쿠스틱 윈드터널로 이동한 기자들은 공기역학이 메르세데스-벤츠 CLA의 효율성을 어떻게 높이는지를 체험했다.

낮은 공기저항은 높은 효율을 의미한다. 전기차 시대에는 공기역학적 성능이 더욱 중요해져 항력계수(Cd)를 단 0.01 줄이는 것만으로도 장거리 주행 가능거리가 약 2.5% 늘어난다.

연간 주행거리 1만5000km 기준으로 환산하면, 공기 역학 최적화로 약 375km를 추가로 달릴 수 있는 셈이다.

1984년 양산차 최초로 Cd 0.30 이하 진입에 성공했던 벤츠는 지난 2013년 CLA와 EQS 모델이 각각 Cd 0.22, Cd 0.20을 기록했다.

최신 모델인 CLA 위드 EQ 테크놀로지는 Cd 0.21을 기록해 동급 최고 수준의 공기역학 성능을 입증하기도 했다. 2022년에 선보인 비전 EQXX는 Cd 0.17로, 미식축구공 보다도 낮은 공기 저항을 이뤄냈다고 벤츠 측은 전했다.

80여년 전인 1943년 독일 운터튀르크하임에 세계 최초의 '대형 윈드터널'을 완공해 자동차 개발에 활용했던 벤츠는 지난 2013년 진델핑겐 개발센터에 '에어로어쿠스틱 윈드터널'을 새로 구축하면서 기술 주도권을 이어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윈드터널에 설치된 거대한 팬을 하루 돌리는데 필요한 에너지 소비량은 일반가정 1년치 소비량과 맞먹는 수준으로, 벤츠는 대형 윈드터널에서 항력계수 줄이는 것 외에도 바람이 차량 내부에 들어오지 못하면서 내부 정숙성을 높이는 것도 연구한다.


벤츠 측 관계자는 "고속주행시 소음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공기저항을 줄일 수 있도록 각 모델 별 저항계수를 찾는 것도 필요한데 이를 위해선 오래된 전문가 확보는 물론 효율적인 기술 조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