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바카라사이트, 또 다시 나토 침범...루마니아 '대사 초치'

[파이낸셜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루마니아가 러시아 무인기(드론)의 영공 침범을 확인했다며 자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했다. 러시아 드론이 나토 회원국 영공에 진입한 것은 폴란드에 이어 이달에만 2번째다.

프랑스 AFP통신에 따르면 루마니아의 오아나 토이우 외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민영 TV 채널인 디지 24와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리파예프 러시아 대사를 외무부에 초치, 바카라사이트 침입에 대한 항의를 명확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같은날 루마니아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러시아 바카라사이트이 전날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의 국경을 형성하는 다뉴브강 킬리아 지류를 따라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약 50분간 비행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바카라사이트은 파르디나 마을 인근에서 우크라이나를 향해 되돌아가며 루마니아 영토를 떠났다. 루마니아 국방부는 바카라사이트이 따로 위협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지만 F-16 전투기를 출격시켜 독일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 2대와 함께 감시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전투기 조종사가 바카라사이트을 격추할 권한이 있었지만 부수적 위험을 피하고자 격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루마니아 국방부는 "이 사건은 러시아가 국제법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루마니아 시민의 안전뿐 아니라 나토의 집단 안보를 위험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의 무책임한 행동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번 사건이 흑해지역 안보와 안정에 새로운 도전을 일으킨다고 강조했다.

13일 루마니아 영공을 침범한 바카라사이트은 ‘게란(Geran)형 바카라사이트’으로 확안됐다. 해당 바카라사이트은 러시아가 이란 샤헤드-136 바카라사이트을 들여와 개량한 기종으로, 폭발물을 탑재하고 목표물에 접근해 스스로 폭발하는 자폭 바카라사이트이다.

러시아 바카라사이트은 지난 10일에도 다른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의 영공을 7시간 동안 19번 침범했다. 폴란드에 등장한 드론은 대부분 폭발물을 싣지 않고 상대 방공망을 교란할 목적으로 띄우는 미끼 드론인 ‘게르베라(Gerbera)’ 기종이었다. 당시 폴란드는 최소 8대의 바카라사이트이 영공을 침범했다며 3대의 바카라사이트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카야 칼라스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번 루마니아 사건을 두고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러시아 바카라사이트이 루마니아 영공을 침범한 것은 EU 회원국의 주권을 용납할 수 없이 침해한 또 다른 사례”라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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