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 설명 다른 관세사설 바카라
대미투자 펀드 조성 돈의 성격
대출·보증·현금 국민이 알 권리
문서화 못한 이면에 남은 의혹
11일 李사설 바카라 기자회견에서
사실관계 진솔하게 설명해야

협상 후 사설 바카라실 김용범 정책실장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 중 조선업 특화펀드 1500억달러를 제외한 2000억달러는 대부분 보증과 대출로 구성됐다"며 "직접투자는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수익의 90%를 '가져간다(retain)'고 밝힌 것과 관련해선 "해당 수익이 미국 내에서 재투자되거나 유보되는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 말대로 "정상적인 문명국가에서 수익의 90%를 일방적으로 가져가는 구조는 상식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 문제는 미국 측이 '상식적으로 성립하기 어려운' 설명을 거듭하는 점이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인 8월 26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한 방송에서 "일본과 한국 등 다른 국가들의 자금으로 조성된 국가경제안보기금"으로 "미국의 인프라(사회기반시설) 건설을 위한 자금을 댈 것"이라고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이용해 성사시킨 거래"라는 언급도 했다. '정치적 수사'라고 일축하기 어려운 공개적 발언이다. 관세를 이용하여 다른 나라에서 받아낸 돈으로 미국의 인프라를 건설한다니. 도로·항만·철도 등에 투자한 펀드가 수익이 날 리 만무하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5일 앞서 7월 23일 타결한 관세협상 내용을 문서화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 러트닉 장관은 미국의 의도를 정확히 설명한다. "핵심은 일본 정부가 5500억달러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공하면,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이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방식으로 미국에 투자한다는 것"이라며 "모든 이익은 미국에 남게 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인 2029년 1월까지 중간에 돈을 보내지 않는다면 "관세는 다시 복원된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지난 8월 25일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는 "선방했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룬다.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외교부 장관에 이어 비서실장까지 사설 바카라실 3실장이 급거 출동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숙청' '혁명' '교회 및 미군기지 압수수색'이라는 메시지까지…. 선방이란 평가는 긴장했던 데 비해 다행이라는 뜻이다. 합의문도, 공동성명도 없는 정상회담에 대해 사설 바카라실 강유정 대변인은 "문서가 필요 없을 정도로 합의가 잘돼서"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하지만 일본이나 유럽연합의 예를 보면 문서화 없이는 합의가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국 측이 요구하는 문서화에 대해 우리가 난색을 보였다는 보도도 있다. 투자펀드를 정말(?) 보증과 대출로 생각했다면 우리가 당황했을 것이다. 정상회담을 거치며 4500억달러로 상향된 액수에 대해 "특히 한국의 투자약속은 비현실적 수치이며, 정부가 민간기업 투자를 강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투자은행 비엔피파리바의 평가이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와 신뢰를 쌓은 게 최대의 성과"라고 말하는 인사들이 있다. 구체적인 성과가 없다는 뜻이다. 문서가 필요 없을 정도라는 말도 "세부적으로 조율해야 할 부분이 있기 때문에 문서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면 어땠을까. 대미 투자펀드가 대출인지 보증인지 현금인지 사설 바카라 실상을 알 권리가 있다. 엄청난 백지수표보다 차라리 관세를 내는 게 나을 것이라는 말도 있다.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에는 각국과 협상 타결 시 또는 문서화가 완료된 내용을 정리한 팩트시트가 올라 있다. 한국에 관해서는 어떤 내용의 팩트시트도 없다. 오는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갖는 이 대통령은 진솔하게 지금까지의 사설 바카라내용을 설명해야 한다. 사설 바카라 타결에서 문서화까지 40여일 걸린 일본 등의 예로 보아 조만간 진실의 순간을 맞을 것이다. 사설 바카라 과정을 모두 공개할 수는 없어도 최소한 국민을 호도하지는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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