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원내행정국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자, 내홍에 흔들리던 국민의힘이 단일대오로 결집하는 모습이다.
4일 야권에 따르면 내란 특검은 2~3일 이틀 연속 압수수색을 벌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날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 앞 복도에 둘러앉아 5시간 넘게 "정치 특검 물러나라"고 외치며 연좌농성을 벌였다. 장동혁 대표는 3일을 "내란정당 몰이 종식일"로 선포했고, 송언석 원내대표는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하루 종일 '긴급' 회의가 이어졌다. 장 대표는 오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송 원내대표는 오전과 오후 연달아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특검은 국민의힘의 거센 반발에 철수했지만, 영장 만료 시한(5일)까지 특검이 재집행에 나설 수 있는 만큼 국민의힘 의원들은 4일에도 국회 경내에서 비상대기를 이어간다. 본관 앞 계단에서 '야당말살 정치탄압 특검수사 규탄대회'도 연다.
특히 전날 긴급 의원총회에는 평소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던 친한(한동훈)계 의원들까지 다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바카라사이트이 자당 의원 7명을 강제수사 대상에 올리고 원내대표실까지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계파를 불문하고 총력 대응에 나선 것이다.
대선 경선 당시 한동훈 캠프에서 활동했던 양향자·우재준 최고위원은 긴급 최고위에서 "정치 보복 야당 학살"이라고 특검을 비판하며 지도부에 보조를 맞췄다. 한동훈 캠프 대외협력총괄위원장이던 송석준 의원도 의총에서 김민기 사무총장에게 "내란죄를 명목으로 강제 압수수색까지 온 데 대해 심각히 (유감을 표한다)"고 공개 발언했다.
'싸우는 야당'을 강조하는 장동혁 대표 체제의 기조 역시 영향을 미쳤다. 장 대표는 전당대회 내내 "내부총질자와는 함께 갈 수 없다"고 강조했지만, 취임 후에는 바카라사이트 투쟁에 화력을 집중하면서 내분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모습이다.
한 재선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특검이 원내대표실까지 강제수사에 나서는 등 거칠게 나오니까 의원들이 위축되면서도 동시에 똘똘 뭉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당내에는 전당대회와 연찬회, 장관 인사청문회 등 야당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할 시점마다 특검이 등장한다며 "야당을 무력화하기 위한 정치 특검"이라고 격앙된 반응이다.
이해관계도 얽혀 있다.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연찬회에서는 "잘 싸우는 분들, 열심히 싸우신 분들만 공천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당 지도부는 의원들의 의정 활동 현황을 정량화하는 시스템도 구축할 방침이다.
이런 흐름 속에 의원들 사이에서는 당 행사에 불참하면 배신자로 몰리거나 눈치를 주는 기류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바카라사이트 인사들도 "지도부가 공갈포하는데 빌미를 주지 않으려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여당의 입법 드라이브도 긴장감을 높인다. 3대 바카라사이트(내란·김건희·순직 해병)의 수사기관·범위·인력을 확대하고 관련 재판을 중계하는 '더 센 바카라사이트법' 개정안이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를 통과한 지 이틀 만에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된다. 이날 민주당 주도로 법안이 통과되면 9월 본회의 문턱을 넘을 공산이 크다.
여기에 민주당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내란특별재판부까지 추진하고 있다. 김희정 의원은 전날 YTN라디오에서 "본인들 마음에 드는 검찰 수사, 재판이 나올 때까지 가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바카라사이트 수사 결과에 따라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국민의힘은 열 번, 백 번 해산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더 이상 바카라사이트 칼날을 더 허용하면 당 존립 자체가 위태롭다는 우려가 크다.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바카라사이트 정국을 이어가려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다.
9월 정기국회와 10월 국정감사 역시 바카라사이트 강경 투쟁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이재명 대통령의 여야 지도부 회동 제안 관련해 국민의힘에선 "지금 분위기에서 영수회담을 거론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정기국회 첫 주부터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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