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중동이 바꾼 시장 판세
고부가 기술로 살길 찾길
제조업 재건 결국 타이밍
고부가 기술로 살길 찾길
제조업 재건 결국 타이밍

빈 살만에게 세계와 대화의 물꼬를 터준 이가 푸틴이라면 그의 체제를 공고히 해준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다. 시진핑은 푸틴의 요란한 제스처가 연출됐던 G20 회의에 같이 있었지만 내내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둘의 교감은 이전부터 있었고, 그때도 있었고, 이후엔 더 강해진다. 둘의 관계가 만천하에 공개적으로 확인된 것은 지난 2022년 12월이다. 바카라사이트 장난감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의 전용기는 빈 살만이 보낸 4대의 전투기 편대의 호위를 받으며 착륙했다. 6대의 곡예비행기들이 녹색 연기를 뿜으며 폭격 퍼레이드를 펼쳤다. 웅장한 세리머니에 세계는 둘을 다시 봤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당시 이들이 체결한 사업 내용이다. 양측의 계약 규모는 500억달러가 넘었다. 그중 대부분이 에너지·석유바카라사이트 장난감 분야였다. 석유만으론 미래가 없다는 사우디의 절박함은 빈 살만이 실권을 잡기 전부터 있었다. 사우디가 '석유에서 바카라사이트 장난감으로' 기치를 공식화한 건 2000년대 중반부터다. 사우디 국영 아람코와 사빅이 원유에서 나프타 없이 바로 바카라사이트 장난감제품을 뽑아내는 기술(CTC) 연구를 그 무렵 시작했고, 기술이 완성된 때가 2020년대 들어서다. 프랑스의 토탈, 미국의 엑손모빌 등 세계 유수 기업들이 이 프로젝트에 깊숙이 관여했다.
숱한 정치적 논란에도 빈 살만의 공로는 이 기술을 상업화하고, 석유화학을 사우디 핵심 전략산업으로 끌어올렸다는 데 있다. CTC 기술의 파괴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원가 경쟁력 면에서 기존 업체들은 비교가 안 됐다. 세계 최대 석유화학 소비시장인 중국이 사우디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중국 입장에선 에너지 안보와 미국 견제용으로 사우디는 최상의 파트너였다. 그러면서 세계의 공장 중국이 화학제품 자급자족을 꿈꾼 건 당연하다. 중국은 석탄에서 바로 올레핀 계열 제품을 추출하는 기술(CTO)에 매달렸다. 이 기술은 추후 사우디 협력으로 더 업그레이드된다. 2020년 이후 에틸렌 생산이 중국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한 배경이다.
빈 살만과 시진핑의 2022년 요란한 회동은 세계 석화 시장의 지각변동 예고편으로 볼 수 있다. 지금 사우디는 천문학적 자금을 들여 중국 여러 곳에 CTC 단지를 짓고 있다. 자국 내 대규모 설비 증설도 말할 것 없다. 네옴시티 등 탈석유가 골자인 빈 살만의 '비전 2030'을 호되게 비판해온 이들도 석화 산업에 대해선 높이 평가한다. 사우디와 중국은 그렇게 석유화학 범용제품 신흥 강자가 된 것이다.
한때 세계를 쌩쌩 달렸던 한국 석화 기업들이 이들 나라의 파죽지세에 멈춰 섰다. 적자 수렁에 허덕이고, 가동률이 60%대로 추락했다. 위기의 직접적인 제공자는 중국과 중동이겠지만 근원적 책임은 우리 내부에 있었다. 공급 과잉을 대비하라는 경고음은 10년 전부터 울렸다. 대규모 장치산업은 국가가 작정하고 뛰어들면 개별 기업이 버틸 재간이 없다. 기업으로선 넘사벽 기술에 운명을 걸거나, 사업을 접거나 둘 중 하나다.
1970년대 정부가 중화학공업화를 선언하며 미래 먹거리로 지목한 6대 업종이 철강, 기계, 비철금속, 전자, 조선, 화학이었다. 기적의 한국 경제를 이끈 주력 산업들이다. 지금은 업종 상당수가 석화 산업과 비슷한 위기 경로를 밟고 있다. 중국을 잡겠다며 동맹의 심장을 겨눈 미국의 돌변도 가볍지 않은 악재다. 정부는 이달 내 석화 구조개편 방안을 내놓겠다고 한다. 늦은 만큼 실질적인 내용이 관건이다. 그 대신 정치적 계산은 없어야 한다. 시장 경쟁력이 우선이다. 제조업 재건, 시간이 빠듯하다.
jins@fnnews.com 논설위원
※ 저작권자 ⓒ 바카라사이트 장난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