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런던(영국)=박소현 기자】 올해 5대 시중은행장이 글로벌 금융중심지 영국 런던을 잇따라 찾고 있다. 런던을 선진 금융중심지에서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을 잇는 EMEA(Europe, the Middle East and Africa) 전략지점으로 역할을 확대하고자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 것이다.
시중은행들은 런던지점을 중심으로 EMEA 지역의 인프라금융, 인수금융, 항공기금융 등 투자금융(IB) 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정부가 시행한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에 맞춰 구축한 외환(FX)데스크에서 자금을 직접 조달, IB딜과 시너지를 내 해외수익 규모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5대 시중은행장이 나란히 런던을 찾아 지원사격에 나섰다.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다음 달 1일 농협은행 런던지점 개소식을 위해 런던을 찾을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 2021년 사무소를 개소한 뒤 4년 만인 올해 7월 지점 전환에 성공했다.
5대 시중은행장이 올해 공통적으로 런던을 찾은 이유는 금융중심지로서 런던 금융시장의 중요성 때문이다. 런던 금융시장이 유럽, 아프리카, 중동의 IB딜과 CB딜을 주도하면서 EMEA 지역 거점으로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산업경쟁력을 높이고 금융중심지 위상을 지키기 위해 지난 6월 10억파운드 규모의 인공지능(AI) 확장 계획과 142억파운드 규모의 원전, 전력망에 약 330억달러 등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사모펀드 블랙스톤도 앞으로 10년 동안 런던을 포함한 유럽에 5000억달러 투자계획을 밝혔다.
신한은행이 오는 2030년까지 영국 인프라 사업에 약 3조7000억원의 금융지원을 하기로 하는 등 우리 시중은행들도 런던의 금융중심지로서 전략적 가치를 높게 인정하고 있다.
하나은행 이성필 런던지점장은 "한국계 은행들이 외환거래에서도 런던시장에 참여하는 이유는 가장 많은 통화가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수백년을 이어온 글로벌 금융시장의 스탠더드와 금융법과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가 여전히 런던에 집중돼 있다. 위상은 아직도 건재하다"고 설명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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