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사이트 주사위 면제'로 인식해 세금계산서 미발급
1·2심 "바카라사이트 주사위 부과 정당"…가산세 두고는 판단 엇갈려
대법 "정당한 사유 있다면 바카라사이트 주사위 부과할 수 없어"
1·2심 "바카라사이트 주사위 부과 정당"…가산세 두고는 판단 엇갈려
대법 "정당한 사유 있다면 바카라사이트 주사위 부과할 수 없어"

[파이낸셜뉴스] 바카라사이트 주사위 면세 대상으로 착각해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더라도,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가산세까지 부과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A씨가 연수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바카라사이트 주사위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조형물 등 예술창작품을 제작·설치하는 A씨는 2016년과 2018년 두 건설사와 미술작품 제작 설치 계약을 맺었다. A씨는 부가가치세법상 예술창작품 공급은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에 해당된다고 보고, 이를 전제로 세금계산서가 아닌 전자계산서를 발급했다.
그러나 과세당국은 바카라사이트 주사위 면제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고 바카라사이트 주사위와 가산세를 함께 부과했다.
1심과 2심 모두 바카라사이트 주사위 부과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A씨의 계약이 단순한 예술작품 공급을 넘어 미술 작품 설치비용 산출계획서, 미술작품 설치금액 사용계획서 등 심의 통과를 위한 종합업무를 수행했으므로 면제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가산세 면제 여부를 두고는 1·2심의 판단이 엇갈렸다. A씨가 용역 공급을 바카라사이트 주사위 면세 대상으로 오인한 데 대해 1심은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고 가산세를 취소해야 한다고 봤지만, 2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가산세 부과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가 자신의 계약이 바카라사이트 주사위 면제 대상에 해당한다고 오인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가산세를 부과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부가가치세 면제 기준이 혼재돼있어 판단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바카라사이트 주사위 납세의무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법에 규정된 신고, 납세 등 각종 의무를 위반했을 때 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부과하는 행정상의 제재"라며 "납세 의무를 게을리한 점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제재를 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체 계약에서 예술창작품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점도 고려됐다. 대법원은 "관계관청의 심의통과 등에 해당하는 가액보다 예술창작품 자체에 해당하는 가액이 월등하게 컸는바, 원고로서는 이 사건 각 계약이 예술창작품의 제작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것이라고 인식해 바카라사이트 주사위 면제 대상에 해당한다고 오인하게 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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