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상공인 부담 경감" 요청에도 거부…2차례 코로나 지원금 지원 때도 불발 정부·바카라사이트 총판, 14일 민생쿠폰 지급 협력 MOU 체결
정부 "소상공인 부담 경감" 요청에도 거부…2차례 코로나 지원금 지원 때도 불발
정부·바카라사이트 총판, 14일 민생쿠폰 지급 협력 MOU 체결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채새롬 기자 = 정부가 12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민생 쿠폰)' 지급을 앞두고 카드사에 민생 쿠폰 사용 시 결제 수수료 인하를 요청했으나 결국 무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민생 쿠폰 집행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최근 여러 차례 금융위원회를 통해 국민이 민생 쿠폰을 신용카드에 받아 소상공인 매장에서 사용할 경우 카드 결제 수수료를 인하해줄 것을 카드사에 요청했다.
바카라사이트 총판 쿠폰은 연 매출 30억원 이하의 소상공인 매장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민생쿠폰을 카드에 담아 사용할 경우 결제 건당 바카라사이트 총판가 발생하는 데 이는 업주인 소상공인이 부담해야 한다. 민생쿠폰 사용기간만이라도 이런 수수료를 인하해 소상공인 업주의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다.
행안부는 금융위를 통해 수수료 요율 인하를 명시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카드사는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카라사이트 총판 쪽에서는 카드를 활용해 민생쿠폰을 사용할 수 있게 하려면 별도 전산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고, 관련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소상공인 가맹점에 우대 수수료율이 이미 적용돼 구조적으로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수수료를 추가로 인하하면 '역마진'이 날 것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소비가 크게 줄며 바카라사이트 총판들의 수익성이 악화한 데다 민생쿠폰 지급까지 물리적으로도 수수료 인하를 반영하기가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바카라사이트 총판업계 관계자는 "A라는 사람이 가맹점에서 30만원을 결제했다면 (민생쿠폰 기본 지급액인) 15만원 이하 수수료와 15만원 초과 수수료를 구분해 적용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적용해야 하는데 일주일 안에 구현하기 어려운 작업"이라고 말했다.
바카라사이트 총판들은 수수료 인하가 무산된 만큼 소비자·소상공인 대상 마케팅과 프로모션 등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코로나 사태' 당시인 2020년과 2021년에도 경기 활성화를 위해 긴급 지원금을 지급하며 바카라사이트 총판에 결제 수수료 인하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행안부 관계자는 "바카라사이트 총판 쪽에서 바카라사이트 총판 별로 요율이나 입장이 다르기에 사전에 수수료를 얼마나 인하할지 정하지 말자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다만, 민생쿠폰이 정상적으로 지급·사용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행안부와 금융위, 카드사들은 14일 민생쿠폰 집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는다. 비록 바카라사이트 총판의 수수료 인하까지 의견 일치를 보지는 못했으나 민생쿠폰 지급과 소비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상호 협력하자는 취지에서 MOU 자리가 마련됐다.
이달 21일부터 신청을 받아 지급하는 바카라사이트 총판회복 소비쿠폰은 1차로 전 국민에게 15만원이 지원된다. 이후 9월에는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 90%에게 10만원이 추가 지급된다.
1차 지급 시 비수도권 거주자(인구감소지역 제외)에게는 3만원이,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는 5만원이 추가 지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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