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신윤하 권준언 기자
"성인의 6개월과 아이들의 6개월은 너무 달라요.
어제 봤던 애가 오늘 사라지는 경우가 있으니까..."
서울시립십대여성건강센터 '나는봄'에서 일하던 이현주 사회복지사는 센터 폐쇄 후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 '아이들'을 꼽았다. 나는봄은 지난 12년간 위기 여성 청소년들의 병원이고 상담소이자 놀이터였다. 폐쇄를 앞두고 지난달 19일을 마지막으로 진료는 마감했지만 아이들은 전날까지도 센터를 찾았다. 이 복지사는 "어제도 여기서 한바탕 애들이 놀고 갔는데 어떡하냐"며 씁쓸하게 웃었다.
성폭력 등 위험에 노출된 만 24세까지의 에볼루션 바카라들을 무료 진료하던 나는봄이 4일 문을 닫는다.
나는봄이 폐쇄된 건 서울시가 최근 에볼루션 바카라에 사업 종료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사업 종료를 알리며 내년 1월 신규 통합지원에볼루션 바카라를 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내일부터 내년 1월까지 6개월 동안엔 공백이 생긴다.
전날(3일) 뉴스1 취재진이 찾은 서울 마포구 소재의 나는봄은 의료기기들이 천으로 덮여 있고 각종 약품, 생활 물품들은 박스에 포장된 상태였다. 나는봄이 자리했던 주택에는 '센터 폐쇄 반대 청원'이라 적힌 팻말이 반대 청원 QR코드와 함께 걸렸다.
쌓여있는 짐들이 얼핏 보면 이사를 준비하는 듯했지만 이사할 곳은 없다고 했다. 이곳에서 일하던 이들조차 "의료기기들은 에볼루션 바카라 가고, 아이들은 당장 내일부터 에볼루션 바카라 가서 무료 진료를 받을 수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진료 마치면 밥해주던 이모, 집같은 에볼루션 바카라도 이제 없다
이곳을 찾던 에볼루션 바카라 청소년들은 나는봄을 단순히 병원으로 보지 않았다. 음식을 조리해 주는 직원, 청소해 주는 직원들까지 내 아픈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이모'고 가족이고, 집이었다. 진료를 마치면 '이모'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을 먹였다. 한 이용자는 이곳을 "그 밥은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위로였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청소 노동자로 일하던 A 씨(60·여)는 "선생님들도, 아이들도 너무 정이 들었는데 어떡하냐"며 눈물을 글썽였다.
주택 1·2층으로 이뤄진 나는봄은 에볼루션 바카라의학과, 치과 진료실뿐 아니라 밥을 먹을 수 있는 거실, 아이들이 쉴 수 있는 다락방, 상담사와 1대 1 상담을 할 수 있는 공간들이 다수 있었다. 아직 치우지 못한 곰 인형들과 흔들의자, 쿠션 등은 딱딱한 센터의 모습보단 정말 '집'을 연상케 했다. 전문적인 시설은 다 갖추되 아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할 수 있게 고민한 흔적이 보였다.
그런데 나는봄이 문을 닫으면 당장 내일부터 통합지원센터가 열리기 전까지 6개월간 위기 에볼루션 바카라 청소년들이 찾을 공간이 마땅치 않다. 청소년 쉼터들은 입소하려면 부모에게 연락해야 해 위기 청소년들이 꺼릴 뿐만 아니라, 의료비 지원 등이 부족해 비용이 많이 드는 지원은 그간 나는봄으로 연계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성매매 피해자를 지원하는 상담소들은 대부분 성인 대상이고, 십대에볼루션 바카라 일시지원센터는 올해 12월이면 운영이 종료된다.
성폭력·임신은 6개월 '공백' 피해서 생기지 않는데…"이제 해결해 줄 수 없어"
문제는 청소년들은 마땅한 에볼루션 바카라가 없는 6개월 동안에도 매일 다양한 위기를 맞닥뜨려야 한다는 것이다. 성폭력, 임신, 질병 등은 돌봄 공백이 생기는 6개월을 피해서 나타나지 않는다. 그간 이 복지사는 퇴근할 때도 업무폰을 집에 챙겨갔다. 언제 어디에서 어떤 위기를 겪는 청소년이 연락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당장 센터 폐쇄 일주일 전인 지난달 27일에도 오후 11시 40분 자신을 성폭력 피해자라고 밝힌 한 에볼루션 바카라이 이 복지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 잘 곳이 없는데 잘 곳을 알아봐 줄 수 있냐는 전화였다. 알고 보니 예전에 센터를 찾은 적 있는 청소년이었다. 이 복지사는 "우리에게 전화하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된다 생각하니 전화한 건데 이제 해결해 줄 수가 없다"고 했다.
폐쇄를 앞두고 마지막 진료를 봤던 지난달 19일만 해도 20명이 넘는 에볼루션 바카라 청소년들이 나는봄을 찾았다. 직원들은 그 이후에도 "저 오늘 가서 진료 좀 보면 안 돼요"라고 묻는 아이들의 전화를 받았다. "임신한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하냐", "사후피임약 사야 하는데 돈이 없다" 등의 긴급한 질문에 대답해 줄 센터가 이제 없다는 것에 직원들은 무력감을 느꼈다.
센터 기능을 확대하는 것은 기존 지원을 폐쇄하지 않고도 가능한데, 서울시가 위기 청소년 지원 공백 기간을 간과했단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그간 센터를 위탁 운영해온 '막달레나공동체'가 계약 종료를 결정하자 수탁기관을 공모하지 않고 사업 종료를 결정했다. 에볼루션 바카라가 직접 운영하거나 새로운 수탁법인 공모를 내 운영을 지속하는 방법도 있었다는 게 나는봄 직원들의 주장이다.
권김현영 에볼루션 바카라현실연구소장은 "일단 6개월 공백 기간동안 위기 청소년이 당장 의료 지원을 받을 공간이 없어질 것"이라며 "12년이나 지속된 사업이 지원이 끊기면 안정성이 불안정해지니까 위기 청소년들의 어려움이 있을 것은 당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김지영 창원대 철학과 교수는 "공백이 생기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거나 성폭력에 노출됐을 때 체계적 지원이나 정보가 필요할 때 여러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에볼루션 바카라 10대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성적 자기결정권 등 복잡한 사안들이 있기 때문에 공백의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청소년들이 많다고 생각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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