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 각층 이해관계 폭발
한쪽으로만 편들지 말고
조정을 잘해야 경제 살려
한쪽으로만 편들지 말고
조정을 잘해야 경제 살려

'경제 대통령'을 기치로 내건 대통령은 많다. 김대중 대통령이 그랬고, 이명박 대통령도 그랬다. 임기 전이나 임기 중에 경제위기를 겪은 대통령들이다. 그때보다 지금의 경제 상황은 나을 것이 없다. 외환위기 때보다 사정이 더 나쁘다는 하소연들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국민에게 잘 먹고 잘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대통령은 국민을 잘살게 해줄 의무가 있다. 경제 대통령이 되려면 경제 전문가가 되어야 할까. 그렇지 않다. 경제 석학이 대통령을 한다고 잘할 수도 없다. 대통령이 할 일은 경제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경제에 박식하면 더 좋겠지만, 진정한 경제 대통령이 되려면 이해 조정자 역할을 잘해야 한다.
어떤 일이든 이해관계자가 많으면 일이 잘 굴러가지 않는다. 그 일로 인해서 이익을 내거나 손실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이익을 내세우며 일의 진척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갈등은 발전을 가로막는다. 갈등은 합리적 판단을 내리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부정적 효과가 더 많다. 노사 갈등이 격심한 기업이 잘될 리 없다. 나라 전체로도 마찬가지다.
2차 세계대전 패전국으로 생산 기반이 파괴된 독일과 일본이 승전국보다 더 가파른 경제성장을 이룬 배경에는 정치적 이해집단의 와해가 있었다고 한다. 김태유 교수의 설명이다. 전쟁에 짐으로써 노동조합과 생산자 집단의 저항이 해소되어 생산성이 높아졌다고 한다. 반대로 승전국인 영국은 노조가 여전히 존재해 독일과 일본에 뒤졌다는 것이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이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것도 연관성이 있다. 전후 저임금이 형성됐고 노조가 큰 힘을 쓰지 못할 때라 경영에 걸림돌이 없었다. 1980년대 말 이후 노조운동이 격화됨으로써 한편으로는 노동자의 자유와 권리가 보장됐지만, 경영권의 제약을 불렀다. 기업 활동은 위축되고 결과적으로 경제발전이 더뎌졌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노조는 수많은 정치적 이해집단 중 하나의 예일 뿐이다. 이해집단, 이해관계자들은 조직을 결성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주장하고 때로는 물리력을 행사한다. 대통령의 중요한 역할은 이런 이해관계자들의 가운데에서 조정을 잘하는 것이다.
민주국가에서 국민의 기본권은 침해해서는 안 되고 최대한 보장해야 하는 것은 맞는다.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자유에 대한 제약이 적어진다. 그러나 그럴수록 이해관계는 분출하고 갈등은 격증한다. 갈등과 이해의 조정 역할이 카지노 바카라으로서의 성패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개발독재 시대에는 공권력을 동원해 이해관계와 갈등을 강제로 조정했다. 박정희 시대도 그 하나다. 집권 연장을 위한 정치적 수단이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경제발전에 기여했다고 본다. 물론 노동자 탄압, 정치적 억압, 재벌 비호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강제적 갈등 조정이 없었다면 현재의 한국이 어떤 상황이 됐을지는 알 수 없다.
민주주의가 만개한 시대에 강제력은 헌법과 법률에 규정된 경우가 아니면 동원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대통령을 잘 하고, 특히 경제 대통령을 잘 하기가 더 어렵다. 조정이 어렵다고 대통령이 어느 일방의 편을 든다면 나라는 위기에 빠질 수 있다. 극심한 노사 갈등에 대통령이 노조 쪽에 서면 기업은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른다.
야당 대표와 카지노 바카라 역할은 확연히 다르다. 다수 지지자만이 아니라 표를 주지 않은 소수 반대파들까지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같은 사안이라도 야당 대표가 아닌 카지노 바카라 견지에서 볼 때는 판단이 달라질 수도 있다. 야당이나 노조만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 국익을 우선시하며 생각해야 하는 까닭이다.
노무현 카지노 바카라이 야당 대표의 시각에서 자유무역협정(FTA)을 끝까지 거부했다면 한국의 무역규모가 이렇게 커지지는 못했을 것이다. 경제 대통령을 지향하며 당선된 대통령도 깊이 생각해 볼 대목이다.
tonio66@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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