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바카라 사이트 디시1) 조영석 기자 = '별도 없는 밤, 바람만 거세/ 잡히지 않는 사랑은 어둠에 묻혀/누군가 흘리는 외로운 달빛/떨어져 쌓이네 흩어지네//처음처럼 새롭던 꽃잎도 향기도/나만 홀로 길어내는 우물물인 듯/넘치는 사연들 기다림 되어/제 무늬마저 보내고 나면//줄기마다 굵어오던 아픔이 아직 남아/씨방을 톡톡 터트리는 것이어서/얼굴 붉히며 멀어진 꽃잎처럼/남몰래 자분자분 떠오를지 몰라' -'마지막 꽃도 지네' 전문
박현우 바카라 사이트 디시이 그의 세 번째 시집 '머문 날들이 많았다'를 '푸른사상'에서 펴냈다. 시집에는 '아적은 꽃' '아무리 맵다고' '갔다가 또 와' '진도, 그 거리쯤에서' 등 4부로 나눠 61편의 시가 실렸다.
그의 시들은 가슴 깊은 곳에 작은 불 하나 켜고 바라보는 흑백의 풍경처럼 담백하면서도 과하지 않는 따스함으로 시린 일상을 어루만진다.
'풍암동 가는 59번 버스 정류장 모퉁이/납작 엎드린 노인 곁에 더 납작 엎드린/마른 귤껍질 닮은 손으로 손질해 놓은/생의 벼랑에서 산비탈 한 뙈기 땅 얻어/자식들 입 덜고 겨우살이 연탄 몇 장이라도/장만해야 한다며, 날 잡고 하시는 말씀//"예전에는 말이여 김장 배추 뽑고 나서/구실 못 하는 것들이 아까워 합수통 이고 와/휘휘 뿌려두면 지도 살것다고 땅바닥 기며/서릿발 눈발 이기고 들엣 것들 다 멕이고도/남은 것이 징한 봄똥이지라"/한사코 한 줌 건네는//삶의 마지막 맛을 여물게 하는 일이/저 어머니 손등 같으니 어쩌랴 똥이면/더 낮게 피워내는 달큰만 마음이면 그만이지' -'봄동'전문
구실도 못해 버려진 배추이지만 저도 살겠다며 땅바닥 기어 서릿발 눈발 이겨내고 자라서 굶주린 들짐승 키워내는 봄동은, 버스 정류장 모퉁이에서 납작 엎드려 봄동을 파는 마른 귤껍질 같은 손을 가진 노인이 된다.
'허물을 벗는다는 것은 최소한/내 안의 맑은 소리 묶어두는 일'이라 믿는 바카라 사이트 디시은 '인연이 그럴듯하게 포장된 술을 마시다/돌아서며 느낀 공허와 울렁거림 사이/큰 아픔'을 느끼기도 하지만 '어떤 인연' 앞에서는 '어둔 밤 별 하나 반짝 떠오른다고 세상이 다/ 환해지는 건 아니라도/이런 인연 하나쯤은 간직함 직하더라고요.'라며 소중한 인연을 전사처럼 지킬 줄도 안다.
바카라 사이트 디시은 전남 진도 출신으로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오랫동안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재직했다. 아내 이효복 바카라 사이트 디시과 '풀빛도 물빛도 하나로 만나'라는 부부 바카라 사이트 디시 공동시집을 내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바카라 사이트 디시으로 '달이 따라오더니 내 등을 두드리곤 했다'와 '멀어지는 것들은 늘 가까운 곳에 있었다'가 있다.
※ 저작권자 ⓒ 바카라 사이트 디시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