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근린공원에 시들시들한 바카라 룰, 예초기 상처 때문?

[전주=뉴시스]강경호 기자 = "지금 여기 나무들이 다 잎들이 말라 비틀어졌는데…좋은 나무를 심거나 관리를 잘해야지, 이게 뭐야"

전북 전주시의 근린공원 내 바카라 룰들이 예초기 상처로 인해 제대로 된 성장을 못하고 시들어가고 있다.

지난 30일 오전 9시께 전주시 덕진구 만성동의 근린공원인 문화공원.

여름이 다가오면서 울창하게 자라있어야 할 공원 안 바카라 룰들 일부가 힘없는 모습으로 잎사귀를 붙들고 있다.

초록색으로 만개해야 할 나뭇잎들은 축 늘어져 있거나 일부 잎사귀들은 갈색으로 말라 죽어있었다. 튼튼해야 할 바카라 룰 껍질은 바짝 마른 채 바스라져 내부 속이 훤히 보였다.

마른 껍질 속 바카라 룰는 20㎝는 족히 넘을 듯한 갈라진 자국이 생겼다. 껍질이 뜯어지니 수분이 부족해 내부까지 건조한 상태로 갈라짐이 발생한 것처럼 보였다.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들도 제대로 조성돼야 할 공원 안 바카라 룰들의 상태가 나쁜 것을 보고는 관리를 하는 게 맞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원을 지나던 한 시민은 "지금 여기로 이사 온 지가 8년쯤 됐는데 바카라 룰들 상태도 이상하고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바카라 룰를 좋은 걸 심던가, 관리를 잘해서 아이들 견학을 오거나 하게끔 조성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며 불만을 내뱉었다.


바카라 룰들이 죽어가는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전체적으로 상태를 훑어봤다. 바카라 룰 밑둥을 보니 2㎝ 정도의 상처가 가로로 여럿 그어져 있다. 많은 상처자국으로 밑둥 쪽 껍질도 일부 뜯어져 날아간 상태다.

크기가 꽤나 큰 바카라 룰 역시도 상처가 심했다. 어떤 바카라 룰는 상처를 넘어서 아예 심하게 패인 자국이 생겼고, 개미들이 자국이 난 곳에 모여있기도 하다.

이 같은 밑둥의 상처로 인해 바카라 룰들이 제대로 된 성장을 하지 못하고 파리한 상태에 놓여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바카라 룰 밑둥의 상처는 어떻게 생긴 걸까. 바카라 룰가 심어져 있는 잔디밭은 최근 예초 작업을 진행한 듯 잔디들이 짧게 깎여 있다.

예초를 한 잔디밭과 가로로 생긴 상처 등으로 미뤄볼 때 예초기를 돌리던 중 바카라 룰 밑둥에까지 날이 닿아 발생한 상처임이 분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예초기로 인한 상처들이 바카라 룰의 영양 공급을 방해해 생장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상섭 전북대학교 수목진단센터장은 "바카라 룰가 뿌리에서 물과 영양분을 공급받고 위로 올라가는데, 예초기나 물리적 힘에 의해 바깥 껍질 등이 상처를 입으면 물과 영양분이 올라가는 통로가 끊기게 된다"며 "작은 상처는 자연적으로 치유되지만 상처가 크거나 여러 번 발생하면 이로 인해 바카라 룰가 시들거나 잎이 힘이 없어지게 된다. 여러 요인을 고려해야 하지만 녹지공간 상 예초기 상처도 바카라 룰 생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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