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해외에 체류하며 7년간 자신의 조세포탈 재판에 불출석해 국내로 강제 송환된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83)이 귀국 하루 만에 구속 취소와 보석 허가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김송현)는 28일 허재호 전 대주그룹 에볼루션 바카라이 청구한 '구속 취소 재판'을 심리했다.
허 전 에볼루션 바카라은 전날 오후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라 강제 송환돼 뉴질랜드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 광주교도소로 호송됐다.
허 전 에볼루션 바카라은 2007년 5월부터 11월까지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던 대한화재해상보험 주식을 매도한 후 양도소득을 은닉해 양도소득세 5억136만 원을 포탈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기소 날짜는 2019년 7월 23일이다.
수사기관은 지난 2014년 7월 서울지방국세청의 고발로 수사를 개시했으나, 허 전 에볼루션 바카라은 검찰이 2015년 7월 참고인중지 처분을 내리자 같은해 8월 3일 뉴질랜드로 출국했다.
허 전 에볼루션 바카라의 해외 장기 체류에 재판부는 거듭 '재판 출석'을 요구했으나 허 전 에볼루션 바카라 측은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귀국하지 않았고 재판은 7년째 공전했다.
법무부는 입국을 거부하고 공판에 계속 불출석한 허 전 에볼루션 바카라의 구인영장 유효기간이 지날 때마다 갱신받아 뉴질랜드 당국에 보냈다.
뉴질랜드 법원은 올해 3월 18일 허 전 에볼루션 바카라에 대한 범죄인 인도결정을 내렸다. 뉴질랜드 법무부 장관이 이달 8일 허 전 에볼루션 바카라에 대한 범죄인인도명령을 내리면서 광주지검은 27일 송환 절차를 밟았다.
허 전 에볼루션 바카라은 국내 송환된 27일 당일 곧바로 구속 취소를 신청, 재판부는 이날 심문 절차를 밟았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강력하게 '구속 유지'를 주장했다.
검사는 "피고인은 비행기 예매표를 법원에 제출한 뒤 예매를 취소하는 등 여태까지 단 한번도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며 "명백히 처벌을 회피하기 위한 해외 도주이고, 국내 송환은 '강제 절차'였다. 도망 염려, 증거 인멸 가능성이 높아 구속 상태로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허 전 에볼루션 바카라 측 변호인단은 "이번 국내 송환은 피고인의 '자발적인 귀국'으로 도주 우려나 증거 인멸 우려는 없다. 검찰의 구속 신청 과정도 위법 사항이 있다"면서 "허 전 에볼루션 바카라은 해외로 도피하지 않았고 당시 검찰이 출국금지를 해제해 정상적인 절차대로 해외에 간 것이다. 공소사실 관련 변제를 마친 점, 건강 등 문제도 함께 고려해달라"고 반박했다.
허 전 에볼루션 바카라은 "(교도소에서) 하룻밤을 잤더니 허리 고통에 너무 힘들다. 제가 자발적으로 귀국했고 앞으로 성실하게 재판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허 전 에볼루션 바카라 측은 이날 보석 허가도 재판부에 신청했다. 재판부의 구속 취소 여부 결정에 따라 보석 관련 심리도 진행된다. 구속 취소는 '구속 자체의 적법성'을 따지는 절차며, 보석은 구속 절차의 적법성은 인정하되 피고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다.
오는 6월 14일로 예정돼 있던 조세 혐의 재판은 추정 상태로 연기됐다.
한편 허 전 에볼루션 바카라은 2010년 1월 400억원대의 세금과 벌금을 내지 않고 뉴질랜드 카지노에서 도박한 사실이 드러나자 2014년 3월 중순 귀국, 벌금을 낼 돈이 없다며 하루 5억원씩을 탕감받는 '황제 노역'을 했다가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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