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갑질은 제외? 있어도 못쓴 '경기도의회 갑질 근절 바카라사이트 신고'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경기도의회가 공직자 갑질을 막기 위해 '갑질 행위 근절 및 피해자 지원 조례'를 마련해 놓고도 자의적인 해석으로 도의원은 대상에서 제외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는 공직자 갑질을 막기 위해 지난 2020년 '경기도 갑질 행위 근절 및 피해자 지원 바카라사이트 신고', 2023년 '경기도의회 갑질 행위 근절 및 피해자 지원 바카라사이트 신고'를 제정했다.

경기도 바카라사이트 신고 제정 당시 도의회는 대상을 규정하는 제2조(정의)에 '공무원(경기도의회 의원은 제외한다)'이라고 못박으면서 의원들 스스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인사권 독립 이후 별도 바카라사이트 신고를 제정하기 전까지 도의회도 경기도 바카라사이트 신고가 적용됐다.

바카라사이트 신고안 검토 당시 참고했던 정부의 '공공분야 갑질 근절을 위한 가이드라인'도 지방의회 의원을 적용 범위에 포함했지만 도의회는 바카라사이트 신고를 제정하면서 '도의원을 제외한다'는 문구를 담아 대상에서 빠져나갔다.

이후 개정을 통해 '의원은 제외한다'는 부분이 삭제됐고, 인사권 독립 뒤 제정된 도의회 바카라사이트 신고에도 '의원은 제외한다'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도의원도 이 바카라사이트 신고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지방공무원법 제2조제3항에서는 특수경력직 공무원 가운데 정무직 공무원으로 '선거에 의해 취임하는 자'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도의원도 지방공무원법상 공무원이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도의회가 행정안전부에 문의한 결과 "지방공무원법상 정무직 공무원에 지방의원도 포함된다"는 해석을 받았다.

그러나 도의회는 그동안 도의원은 바카라사이트 신고 적용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판단해왔다. 통상적으로 인지하는 '공무원'에 도의원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의원으로부터 갑질을 당하더라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놓고, 활용하지 못해온 것이다.

당시 도의회 입법정책담당관에서 작성한 자치법규안 검토의견서를 보면 "의원의 경우 '지방공무원법'에 따른 징계처분이 가능한 공무원이 아니므로 의장의 징계대상이나 갑질 부서의 조사대상이 될 수 없고, 비위사실에 대해서는 윤리특별위원회의 심사대상이 된다고 봐야 하므로, 동 조례안이 아닌 '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규범에 관한 조례' 개정을 통해 갑질 비위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돼 있다.

경기도의회의 이같은 판단과 달리 갑질 행위 근절을 위해 바카라사이트 신고 적용 대상에 명시적으로 의원을 포함한 광역의회도 다수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의회의 경우 경기도의회 조례가 제정되기 1년6개월 전인 2022년 3월 전국 최초로 의원 갑질 행위 근절을 위한 조례인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과 공무원 등의 갑질 행위 근절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이 바카라사이트 신고안은 전북도의회 의장단과 전북공무원노조가 도의회의 갑질을 방지하기 위한 상호존중 실천 공동협약을 체결한 뒤 후속 조치로 추진됐다. 이후 강원특별자치도의회, 광주시의회, 세종특별자치시의회 등에서도 의원을 바카라사이트 신고 적용 대상으로 포함한 바카라사이트 신고가 마련됐다.

상황이 이렇자 도의회에서는 징계 조항에 의원을 포함하는 등 개정 절차를 거쳐 의원 갑질을 예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인사권 독립 등으로 인해 지방의회의 권한이 늘어나면서 그만큼 의원 갑질도 증가한 실정이지만 눈감고 넘어가는 분위기가 팽배해 바카라사이트 신고를 비롯한 근절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공직자는 "복지포인트 등 공무원으로서 혜택은 받는 의원들이 갑질 근절 바카라사이트 신고에서는 공무원이 아니라고 포함이 안 되는 게 말이 되나. 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시지만 의원들의 크고 작은 갑질행위는 일상에서 끊이질 않고 있다. 의원에게만 관대한 잣대를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공직자는 "의원들이 바카라사이트 신고를 만드니까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최근 직원을 대상으로 한 의원들의 갑질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는데, 이참에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도의회 조례를 대표발의한 윤종영(국민의힘·연천) 의원은 "처음에 의원도 포함한 조례를 만들 계획이었는데, 입법정책담당관 검토 결과 의원은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해서 의원을 제외한 조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출직 공무원인 도의원은 사회의 모범이 돼야 하며, 의원이든 직원이든 직위나 자리에 상관 없이 똑같은 잣대로, 혹은 의원들은 더 엄격한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며 "절차를 검토해 의원에게도 갑질 근절 조례가 적용될 수 있는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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