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전 대선에서 후보들은 기초연금 10만원씩 인상을 꼭 제시했다.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전 대통령 모두 후보 시절 빠트리지 않았다. 노인층 표심 잡기엔 이만 한 게 없었다. 10년 전엔 '저소득' 노인들에게 지급돼 복지 확대라는 명분도 있었다. 하지만 노인소득 70%까지 지급하면서 이젠 중산층 노인들도 받는다. 취약계층 노인 지원이라는 본래 취지는 상실한 채 정부 재정 부담만 키운 '정치적 포퓰리즘'이란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저소득 청장년층이 낸 세금으로 소득이 더 높은 고령층을 부양한다"는 지적과 제도개선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난 19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노인소득 하위 50%에 한해 단계적 인상'을 언급하긴 했다. 일괄인상은 아니다. 그나마 다행스럽다.
대선 단골손님이었던 기초연금 인상 공약이 빠진 건 정말 예외다. 돈 버는 공약은 드물다. 돈 쓰는 공약만 난무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모두 해당된다. 재정을 투입할지, 아니면 세금을 깎아주는 감세를 선택할지 차이만 있다. 감세도 부족분은 국채 발행 등으로 메워야 한다. 이 후보는 아동수당 지급대상을 현재의 8세 미만에서 18세 미만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근로소득세 기본공제를 연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에 질세라 300만원으로 인상을 제시했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24%에서 21%로 인하하겠다고 했다.
공약의 정책 전환 땐 재정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아동수당 지급연령을 18세 미만으로 확대하면 연 8조3000억원이 소요된다. 소득세 기본공제 300만원 확대, 법인세 인하 공약 역시 차기 대통령 임기 5년 동안 수십조원씩 세수가 감소할 수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별반 다르지 않다. 국민연금을 구조개혁해 신구 연금 바카라 카지노을 분리한다는 연금 분리안은 '구연금'에 정부 바카라 카지노을 600조원(KDI 추정) 이상 투입해야 한다.
재원조달 방안 없는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일 뿐이다. '헛된 약속'이다. 재원마련 방안에 대해 이재명 후보 측은 "바카라 카지노지출 구조조정분, 2025~2030년 연간 총수입 증가분 등으로 충당", 김 후보 측은 "기존 예산 재조정, 국비·지방비·공공기금 활용, 투자·유치"를 제시했다. 지난 18일 열린 대선 후보자 첫 TV토론회에서도 공약 이행에 얼마나 필요한지,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지 구체적으로 밝힌 후보는 없었다.
재정현실을 냉정히 봐야 한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매년 100조원 안팎으로 재정적자가 늘고 있다. 올해 나라 살림살이 척도인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73조원으로 예상된다. 지난 1일 국회를 통과한 첫 추가경정예산 재원 마련을 위해 9조5000억원의 적자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추경의 추가 편성 가능성도 높다. 이렇게 되면 적자폭은 더 커진다. 더구나 최근 2년간 세수결손은 87조2000억원에 달하고 저성장에 따른 세수 부족도 만성화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올해 54.5%로 비기축통화국 평균(54.3%)을 처음으로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최근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사례는 반면교사다. 기축통화인 달러를 찍어내는 미국조차 재정건전성을 잃으면서 신뢰도가 약화됐다. 남의 일이 아니다. 재원조달 계획도 없이 일단 던지고 보는 약속은 국가바카라 카지노에 두고두고 부담이 된다. 표심만 좇다 바카라 카지노과 복지 둘 다 놓친 기초연금 같은 실패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바카라 카지노 100조'의 경고를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된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경제부 부국장, 세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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