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바카라 '이상과 현실'
파이낸셜뉴스
2025.07.09 18:40
수정 : 2025.07.09 18:40기사원문
노래 제목을 맞혀보자. '저 푸르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이 가사를 보고 자연스럽게 1972년 나온 가수 남진의 '님과 함께'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 가사는 2003년 발매된 이승환의 '이상과 온라인 바카라'이라는 노래의 첫 소절이다. 이후 소절도 님과 함께를 오마주해 비슷한 가사로 이뤄져 있다.
막바지에 접어든 내년도 온라인 바카라 결정 과정을 지켜보면 자연스럽게 이상과 현실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온라인 바카라 협상 장기화가 언젠가부터 연례행사가 된 것은 어느 한쪽이 틀렸다고 말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노동자들 입장에서 최저임금은 생존하고 직결된다. 날로 오르고 있는 물가와 팍팍해진 살림을 감안하면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해주는 최저임금의 인상 여부는 얼마만큼이나 사회적으로 안전망을 가질 수 있는지와 연결된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최저임금은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판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보니 양보한다는 건 쉽지 않다. 무엇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확대는 중소기업, 자영업자의 존립 자체를 힘들게 할 수도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이상과 현실이 충돌하는 부분이다.
결국 공익위원들이 '심의 촉진구간'으로 1만210원(1.8% 인상)∼1만440원(4.1% 인상)을 제시하면서 내년도 온라인 바카라 결정도 임박하게 됐지만 여진은 남을 수밖에 없다. 역대 정부의 첫해 인상률을 보면 △김영삼 정부 7.96% △김대중 정부 2.7%△노무현 정부 10.3% △이명박 정부 6.1% △박근혜 정부 7.2% △문재인 정부 16.4% △윤석열 정부 5.0%로 올해 최저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양측 모두가 불만인 모습이다.
무엇보다 매년 반복되는 이 같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런 측면에서 조선후기 실학파들의 실사구시가 방안으로 거론되는 것은 아이러니다. 실용주의라고도 볼 수 있는 이 개념은 단순히 온라인 바카라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상이 온라인 바카라 위에 실현가능한 방식으로 놓일 수 있도록 '사이의 길'을 찾는 것을 말한다. 일견 '타협'이라고 불릴 수도 있는 이 지향점은 결국 제한된 온라인 바카라 안에서 얼마나 많은 이상을 넣을 수 있느냐와 다름없다. 이상을 좇아야 하지만 온라인 바카라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최저임금 결정이 노동자들과 사용자들의 숫자를 둔 끝없는 줄다리기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상적인 사회 안전망과 현실적인 사업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협상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내년에 다시 시작될 최저임금 협상에서는 양측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조건들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업종별, 지역별 차등 적용 방안은 이상과 온라인 바카라의 조율을 위한 대안으로 논의될 수 있다.
인건비 부담이 큰 일부 업종이나 지역에는 일정기간 유예나 보완책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또 정부가 고용보험·사회보험료 등의 형태로 인건비의 일부를 간접 보전하는 방안도 현실적 타협의 하나다. 이 같은 구조적인 전환을 통해 이상과 온라인 바카라을 맞춰가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조정자로서의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재명 정부가 실용주의를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사회, 경제적으로 파급이 큰 최저임금 결정에 있어서 이상적인 현실을 만들 수 있도록 제도적, 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kim091@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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