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라이브바카라질서를 흔히 규칙 기반의 자유주의 질서라고 한다.
라이브바카라질서는 주로 강대국들의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에 의해 결정된다. 새로운 강대국이 부상하거나 기존 강대국의 힘이 약화되면 라이브바카라질서가 변화할 수 있다. 자유주의 질서는 미국의 패권과 리더십을 기반으로 유지되어 왔다. 그런 미국이 상대적으로 쇠퇴하고 있다. 그 틈을 타 중국은 경제력과 군사력의 팽창을 바탕으로 '인류운명공동체'라는 자신만의 라이브바카라질서 모델을 제시하고 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기존 질서에 정면 도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는 자유주의 라이브바카라질서의 쇠퇴에 기름을 붓고 있다.
트럼프는 세계무역기구(WTO), 파리기후협약, 세계보건기구(WHO) 등 라이브바카라기구를 불신하고 탈퇴를 반복했고 양자 협상과 힘의 논리만 앞세워 다자주의 기반을 흔들었다. 트럼프는 중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우방국들과도 무역전쟁을 벌이며 자유주의 라이브바카라질서의 핵심 축인 자유무역 체제를 사실상 붕괴시켰다. 미국은 오랫동안 라이브바카라안보와 경제안정, 인권 보호 등 라이브바카라 공공재를 제공해 왔지만 트럼프는 이를 미국의 손해로 여기며 리더십을 포기하는 실책을 저지르고 있다.
2028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이 정권교체를 이루더라도 라이브바카라 공공재를 제공하며 라이브바카라질서를 주도적으로 관리하는 미국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미국이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의 모습으로는 돌아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 시절의 미국도 상당히 '미국 우선주의'적이었고, 외교정책에도 자국 이기주의와 경제 민족주의적 요소가 다분했다. 동맹에 더 큰 안보·경제적 부담을 전가하려 했고, 라이브바카라협력보다는 독자노선을 택한 사례도 많다. 그럼에도 바이든 당시 미국은 동맹 및 자유주의 국가와의 협력을 중시하고 라이브바카라제도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대중 정책도 단지 패권의 문제가 아니라 자유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의 체제 경쟁이라는 측면을 강조하며 자유주의 라이브바카라질서 보존을 위해 노력했다.
자유주의 라이브바카라질서가 존속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변화한 환경에 맞게 진화해야 한다. 자유주의 라이브바카라질서는 처음부터 완벽하게 작동했던 적이 없었다. 미국이 주도하여 구축한 자유주의 라이브바카라질서는 교과서적 자유주의가 아니라 미국 등 승전국의 국내 정치·경제 현실을 대폭 반영한 타협의 산물이었다. 빅터 차가 주장했듯이, 자유주의 라이브바카라질서가 붕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재구성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필자 역시 자유주의 라이브바카라질서가 '라이브바카라적 개방성'과 '국내적 안정성' 사이의 균형을 새롭게 재구성해 재편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들어 '라이브바카라질서의 대전환'이라든지 '강대국 세력권 정치의 귀환'과 같은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질서의 변화는 단절이 아닌 연속성의 흐름 속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자유주의 라이브바카라질서를 낙관적 시각으로 볼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그 회복력과 적응력을 과소평가해서도 안 된다. 시대의 변화에 뒤처져서도 안 되겠지만, 너무 앞서 나가도 위험하다. 섣부른 판단에 근거한 한국 외교·안보 정책 방향의 급격한 전환은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조급한 전략의 대전환이 아니라 균형 잡힌 통찰과 전략적 신중함이다.
김재천 서강대 라이브바카라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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