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루션 바카라사이트는 진화…보호 수준은 못 따라가
올 상반기 노쇼 피해 1957건 달해
'투망형'에서 '작살형'으로 패턴 변화
"처벌 수준 강화하고 신속 수사해야"
#2. 경찰 등에 따르면 광운대는 지난달 24일 피아노 업체로부터 물품 구매 여부를 확인해달란 요청을 받았다. 수사 결과 광운대 직원을 사칭한 사람이 업체를 속여 주문을 넣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블랙 컨슈머(악성 소비자), 노쇼(No-Show) 사기, 보이스 피싱. 익명성 뒤에 숨어 에볼루션 바카라사이트들을 노리는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에볼루션 바카라사이트 대상 범죄는 나날이 진화하는데 비해 보호 수준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형사정책·법무정책연구원의 '전국 상업범죄 피해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전국 자영업 사업체의 28.2%가 상업 범죄 피해를 한 번 이상 경험했다고 답했다. 사업체 100개당 154.8건의 범죄 피해를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10년이 지나면서 범죄 유형은 다양해지고 수법은 교묘해졌다. 각종 기관을 사칭해 에볼루션 바카라사이트에게 금전적 피해를 입히는 노쇼 사기의 경우 올해 상반기 경찰에 접수된 피해 신고는 1957건, 피해액은 250억원에 달한다. 유명인이나 군부대 관계자 등으로 가장해 대규모 인원 숙박이나 대량 주문을 할 것처럼 속인 뒤 연락을 끊는 수법이 주로 사용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투망형'에서 '작살형'으로 변화한 범죄 패턴에 주목했다. 과거에는 투망을 던져서 피해자가 한 명이라도 걸리라는 식이었다면 이젠 특정 타깃을 정해 유인하는 방식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특히 에볼루션 바카라사이트는 신상을 알아내거나 특정하기가 쉬워 범죄자가 선호하는 먹잇감이 됐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과거에도 '먹튀'라던가 자영업자 대상 범죄가 있었는데 지금은 범죄가 진화하고 지능적으로 변모했다"며 "우리가 그때 사회적 약자인 자영업자에 대한 범죄를 소홀하게 다뤘는데 그 취약성이 지금 막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 밖에도 불경기에 따른 에볼루션 바카라사이트들의 절박함, 대·중소기업에 비해 열악한 에볼루션 바카라사이트의 정보 습득력이 원인으로 꼽혔다. 지난 2021년부터 4년 연속 에볼루션 바카라사이트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에볼루션 바카라사이트 보호에 필요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교수는 "미국은 고의로 에볼루션 바카라사이트 손실을 일으키면 배상뿐 아니라 징역형까지 내릴 수 있는데 우리는 단순한 해프닝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다"며 "가해자에 대한 처벌 수준을 높이고 금전 배상을 강화하는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예전에 112나 119 장난 전화가 많았는데 현재 줄어든 이유는 경찰이 엄격하게 다뤄서다. 에볼루션 바카라사이트 범죄에 대해 경찰이 처음부터 확실하고 신속한 수사를 해서 검거하고 검찰과 법원이 엄격한 잣대로 처벌하는 문화나 관행이 정착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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